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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엔비디아 '루빈'에 12단 HBM4 첫 공급…초기물량 75% 선점

경쟁사 마이크론 따돌리고 초기 물량 독점 공급 길 터
2026년 출시 '루빈 GPU' 겨냥…업계 예상보다 빠른 견본품 공급
SK하이닉스가 초당 2TB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구현한 차세대 메모리 HBM4를 엔비디아의 '루빈' AI GPU에 선공급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멀티벤더 전략에도 불구하고 HBM4 초기 물량의 75% 이상 공급 우선권을 확보하며 기술 우위를 증명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가 초당 2TB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구현한 차세대 메모리 HBM4를 엔비디아의 '루빈' AI GPU에 선공급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멀티벤더 전략에도 불구하고 HBM4 초기 물량의 75% 이상 공급 우선권을 확보하며 기술 우위를 증명했다. 사진=로이터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GPU '루빈'에 HBM4 12단 제품을 가장 먼저 소량 공급하며 시장 주도권 다지기에 나섰다. 특히 HBM4 초기 물량의 75% 이상 공급 우선권을 확보하면서 두 회사 기술 동맹이 한층 탄탄해질 전망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각) IT 전문 매체 트윅타운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4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가 오는 9월부터 루빈 GPU 견본품 출하를 예고하자, SK하이닉스도 공급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본래 2025년 4분기(10월) 청주 M15X 새 공장에서 HBM4 양산을 목표로 삼았는데, 이번 조기 공급으로 양산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엔비디아는 2026년 하반기에 루빈 AI GPU를 출시할 계획이다.

◇ 경쟁사 압도하는 기술력…HBM4 가격 30% 이상 뛸 듯


미국의 경쟁사 마이크론도 HBM4 견본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초기 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소식통은 "엔비디아는 여러 공급사를 두는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어 마이크론이 HBM4 공급망에 들어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순서"라면서도 "마이크론의 생산 능력은 아직 제한적이고 수율도 SK하이닉스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물량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HBM4는 기술이 훨씬 복잡해져 HBM3E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될 전망이다. 입출력 채널이 기존 1024개에서 2048개로 두 배 늘고, 12단으로 쌓아 올려 36GB의 고용량과 초당 2TB가 넘는 데이터 전송 속도를 구현한다. 설계가 복잡해지고 생산 난도가 높아 제조원가가 오른 탓에, 업계는 HBM3E의 가격 프리미엄(약 20%)을 넘어서는 30%를 웃돌 것으로 내다본다.

◇ AI 시장 성장세 업고…'HBM 동맹' 더욱 굳건해질 것


AI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세계 AI GPU 출하량이 1년 안에 두 배로 늘고, 엔비디아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45%에서 65%로 약 20%포인트 커질 것으로 한 업계 관계자는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루빈 플랫폼은 SK하이닉스의 HBM4와 합쳐져 현재 최고 사양을 구현할 예정이다. 최대 288GB 메모리, 초당 13TB의 대역폭, 3.6 엑사플롭스(ExaFLOPS)의 FP4 연산 성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가의 전망도 밝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사 안에서 2026년 HBM3E 8단 제품은 60% 이상, 12단 제품은 75%가 넘는 점유율을 먼저 확보할 것"이라며 "HBM4는 최초 공급업체로서 75% 이상의 공급 우선권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양산 목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업계 소식통은 "최근 SK하이닉스 안에서 10월 양산 전환 목표가 너무 공격적인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이 때문에 양산을 본격 시작하는 것은 내년 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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