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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나노 칩' 원가 압박에… 삼성, OLED도 中 공급사 첫 검토

갤럭시·아이폰 2나노 칩셋 전환에 부품값 급등… 가격 인상 피하려 고육책
기술 청사진 유출 우려에도 가격 경쟁력 우선… 세계 공급망 재편 신호탄
삼성전자가 갤럭시 S25 등 차기 모델에 탑재될 첨단 칩의 가격 상승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처음으로 OLED 부품의 중국 공급사 선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갤럭시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칩.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갤럭시 S25 등 차기 모델에 탑재될 첨단 칩의 가격 상승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처음으로 OLED 부품의 중국 공급사 선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갤럭시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칩. 사진=삼성전자
삼성이 스마트폰 산업 위기 속에서 OLED 화면 제조용 소재를 중국 공급사에 맡기는 방안을 처음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T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지난 14일(현지시각), 삼성이 기존의 입장을 바꿔 중국산 소재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삼성이 기술 유출과 핵심 기술 청사진 공유 문제로 이를 꺼려왔다는 점에서 큰 기조 변화라는 분석이다. 매체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포함한 향후 제품의 원가 관리가 이번 검토의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기기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세계 공급망 부족이나 관세율에 따른 불확실성뿐 아니라, 첨단 기술 도입이 부른 원가 상승 압박 때문이다.

◇ 2나노 칩 전환이 부른 '비용 청구서'
오는 2026년 출시될 삼성 갤럭시 S26 제품군과 애플 아이폰 18 제품군은 모두 2나노미터(nm) 공정 기반 칩을 탑재할 예정이다. 애플은 TSMC의 2나노 공정을 이용해 A20 칩을 생산하며, 삼성 역시 자체 2나노 엑시노스 2600 프로세서를 제때 출시하려 애쓰고 있다. 만약 자체 개발에 차질이 생긴다면, 삼성은 TSMC가 생산하는 퀄컴의 3나노 스냅드래곤 8 엘리트 2를 대안으로 쓸 수도 있다.

2나노 프로세서로 전환하면서 스마트폰 제조 비용 상승 부담은 한층 커졌다. 이에 퀄컴 또한 애플의 A 시리즈 칩처럼 기본형과 고급형으로 스냅드래곤 제품군을 나누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애플이 차기작인 아이폰 17 시리즈의 가격 인상을 고려하는 가운데, 삼성은 가격 인상을 피할 대안으로 스마트폰과 TV 등 주력 제품의 핵심 소재인 OLED 유기 재료의 중국 공급망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 기술 보안이냐, 가격 경쟁력이냐… 기로에 선 삼성
과거 삼성은 핵심 기술이 담긴 청사진을 공유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중국 공급사 활용을 주저해왔다. 그러나 세계 공급망 불안,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 따른 관세 불확실성, 첨단 부품 가격 급등 같은 복합적인 문제로 더는 기존 공급망만으로 가격 경쟁력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자체 엑시노스 칩의 성능과 수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 또한 제조원가를 낮출 또 다른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과 삼성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려고 퀄컴 의존도를 낮추는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삼성의 이번 검토는 기술 보안과 원가 경쟁력 사이에서 내린 현실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 결정이 현실화된다면 삼성은 가격 경쟁력을 얻는 동시에 중국 소재 업체의 세계 시장 영향력은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앞으로 삼성의 공급망 전략 변화가 세계 스마트폰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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