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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시오닉스, 이미지 센서 특허 분쟁 '극적 합의'

텍사스 법원, 30일 소송 중지 승인…제3자 통해 해결 길 열려
사업 불확실성 털고 기술 협력 기대감…업계 파장 주목
삼성전자와 미국 이미지 센서 기업 시오닉스가 기술 특허 분쟁을 끝내고 극적으로 합의했다. 미국 텍사스 법원은 최근 양측의 소송 중지를 승인했으며, 이에 따라 제3자를 통한 최종 해결의 길이 열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와 미국 이미지 센서 기업 시오닉스가 기술 특허 분쟁을 끝내고 극적으로 합의했다. 미국 텍사스 법원은 최근 양측의 소송 중지를 승인했으며, 이에 따라 제3자를 통한 최종 해결의 길이 열렸다. 사진=로이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카메라에 쓰는 이미지 센서 기술과 관련한 미국 시오닉스 LLC(SiOnyx LLC)와 벌여온 특허 침해 소송을 최근 합의로 마무리 지었다고 법률 전문 매체 블룸버그 로가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본사를 둔 시오닉스는 이미지 센서와 관련 광전자 기술 전문 기업으로, 특히 빛이 적은 환경에서 뛰어난 성능을 내는 CMOS 이미지 센서 기술 분야에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하나인 삼성전자는 갤럭시(Galaxy) 시리즈에 다양한 이미지 센서 기술을 적용해왔으며, 시오닉스는 삼성전자가 자사 특허 기술을 무단으로 썼다고 주장하며 2023년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와 그 계열사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분쟁의 주요 쟁점은 시오닉스가 가진 이미지 센서의 구조, 제조 방법, 빛이 적은 환경에서의 촬영 성능을 높이는 특허들이었다. 소송 대상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 시리즈 등 주요 고급 스마트폰에 탑재한 이미지 센서가 포함됐으며, 피고는 삼성전자와 관련 계열사(이미지 센서 설계·제조에 관여한 법인 등)였다.

◇ 법원, '30일 소송 중지' 승인… 제3자 통해 해법 모색


미국 텍사스 동부 지방 법원의 로드니 길스트랩 판사는 지난 5일 삼성전자와 시오닉스가 낸 '합의 마무리를 위한 30일간의 소송 진행 중지 공동 신청'을 승인했다. 이로써 양사 간 오랜 법적 다툼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소송은 2023년 시오닉스의 제소로 시작됐으며, 삼성전자는 해당 특허가 무효이거나 자사 제품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논리로 맞섰다. 2024년에는 양측이 증거 열람, 전문가 의견서 제출, 법정 심문 등 치열한 법적 공방을 이어갔고, 삼성전자 역시 시오닉스가 자사 기술을 침해했다며 맞소송을 내기도 했다. 이번 소송 정지 요청은 합의 조건을 최종적으로 이행하고 소송을 공식으로 끝내기 위한 절차로 풀이된다.

지난 5월 1일 양사가 법원에 낸 공동 신청서에 따르면, 시오닉스는 삼성을 상대로 제기했던 특허 침해 주장과 관련해 제3자와 원만히 합의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 제출 문서에는 "시오닉스가 제3자와의 합의로 삼성에 대한 특허 침해 주장을 해결했고, 이에 따라 삼성의 맞소송도 함께 끝날 것임(SiOnyx는 삼성에 대한 특허 침해 주장을 해결하는 제3자와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이 계약에 따른 의무 이행은 SiOnyx에 대한 삼성의 반소도 해결할 것입니다)"이라고 적혀 있다.

또한, 이 공동 신청서에 적힌 대로 해당 합의 조건이 이루어지면, 시오닉스를 상대로 삼성전자가 제기했던 맞소송 역시 자연스럽게 해결될 전망이다. 시오닉스는 삼성전자와 직접 합의하는 대신, 관련된 제3자와 합의해 특허 침해 주장을 해결했다. 이 제3자와의 합의 이행이 끝나면, 삼성과 시오닉스 사이의 모든 청구와 반대 청구도 자동으로 끝난다.

시오닉스는 과거 삼성전자와 그 자회사 두 곳을 상대로 이미지 센서 기술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낸 바 있다.

◇ 소송 장기화 부담 컸나… 업계, 향후 협력 가능성 주목


이번 합의 배경에는 길어진 소송에 따른 양사의 비용 부담과 사업상 불확실성을 없앨 필요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국제 스마트폰 시장 경쟁력 유지를, 시오닉스는 자사 특허 가치를 높이기 위해 빠른 분쟁 마무리를 원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를 기회로 양사 간 기술 협력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미지 센서 시장은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카메라 등 새로운 기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업계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는 이번 합의로 이미지 센서 관련 특허 분쟁 위험을 상당 부분 덜었으며, 시오닉스는 제3자와의 합의로 어느 정도의 보상이나 기술 협력 기회를 확보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는 국제 이미지 센서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빨리 끝내고, 핵심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으며, 시오닉스 쪽 관계자 역시 익명으로 "자사 특허 가치를 인정받고, 기술 보호와 사업 이익을 동시에 확보한 뜻깊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아직 양사의 공식 발표나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나오지 않았으나, 분쟁의 빠른 마무리와 앞으로의 협력 가능성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전문가는 "특허 분쟁은 기술 경쟁에서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번 합의는 세계 IT 기업들이 실제 협력과 상생의 길을 찾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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