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보건부가 1일(현지시각) 대대적인 감원에 나섰다.
특히 백신 음모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보건장관으로 들어 앉은 터라 백신을 비롯해 신약 승인을 담당하는 보건부 산하 식품의약국(FDA)이 대규모 감원 태풍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 “FDA가 끝장났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예전의 FDA는 없다”
칼리프 전 국장은 “FDA 지도부가 공유했던 기관 지식과 신약 개발과 안전성에 대한 깊은 이해 대부분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건부 산하의 FDA, 국립보건원(NIH),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서 대대적인 감원이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CDC는 전체 부서와 사무실들이 감원 대상이다. 에이즈(AIDS)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그룹부터 난임 치료, 산업 안전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서가 제거 대상이 됐다.
또 FDA에서는 언론을 담당하는 홍보부서가 전원 해고됐고, 수의학 부서 대부분과 백신 감독 부서도 대부분 감원 대상이다.
제약사들과 약품 가격 흥정을 담당하는 직원들, 금연 정책 직원들도 해고됐다.
FDA의 조류독감 책임자인 트리스탄 콜로니우스 역시 감원 대상에 올랐다.
앞서 보건부는 FDA에서 3500명을 비롯해 공중보건 분야 일자리 최대 10만개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제약산업 타격
FDA 감원은 특히 제약 업체들에 심각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FDA가 기능에 공백이 없어야 안정적인 신약 승인, 규제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뒤 한 목소리로 트럼프를 지지했던 제약사들과 로비단체들은 뒤통수를 맞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FDA 기능이 대폭 축소되면서 제약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
FDA의 신약 적용 범위에 관한 책임자였던 피터 스틴 박사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스틴은 배런스에 이날 오전 직위해제 통보를 받았다면서 대신 ‘말도 안되는 자리’에 배정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FDA 백신 책임자인 피터 막스 박사가 파면과 사퇴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는 지시를 받고 사임하기도 했다.
애널리스트들 "장관 파면해야"
캔터 피츠제럴드 애널리스트들은 이례적으로 31일 케네디 장관을 파면해야 한다고 백악관에 요구했다.
백신 책임자 막스를 내쫓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막스는 백신 음모론자 케네디에 맞서다 쫓겨났다.
캔터 피츠제널드는 “케네디가 이 나라 의료의 명망있는 지도부를 약화시키고 있다”면서 “보건부를 부적합한 훈련을 받은 반 백신주의자, 음모론자가 이끌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인 에릭 슈미트 애널리스트는 제약업계는 그 동안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에 나섰지만 이제 그 단계는 끝난 것 같다면서 “행정부가 미 제약업계를 갖고 놀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제약 종목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다이어트약 젭바운드로 세계 최대 제약사가 된 일라이 릴리가 2.5%,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은 2.4% 급락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제약산업 지수는 3.8% 폭락했고, 바이오텍 업체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바이오텍 ETF는 3.6% 급락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