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파나마發 '숙청' 태풍...제재 회피 선박 125척, 등록 말소 '철퇴'

세계 최대 선적국의 칼날, 국제 제재망 촘촘히 조인다
미국 압박 속 대규모 제재 단행...해운업계 파장 예고
파나마가 국제 제재 회피를 시도하는 선박들에 대해 대대적인 '숙청'에 나섰다. 세계 최대 선박 등록국인 파나마는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르거나 규정 위반 우려가 있는 선박 125척을 대상으로 등록 말소라는 강력한 칼날을 빼 들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파나마가 국제 제재 회피를 시도하는 선박들에 대해 대대적인 '숙청'에 나섰다. 세계 최대 선박 등록국인 파나마는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르거나 규정 위반 우려가 있는 선박 125척을 대상으로 등록 말소라는 강력한 칼날을 빼 들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선박 등록국인 파나마가 국제 제재와 관련된 대대적인 선박 퇴출 작업에 나서며 해운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파나마 해사청(PMA)은 국제 제재 목록에 오른 선박 107척을 공식적으로 등록 취소했으며, 추가로 18척에 대해서도 동일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트레이드윈즈가 지난 31(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10월 발효된 행정 명령에 따른 것으로, 파나마 선적국은 국제 제재 대상에 오른 선박, 개인, 선주에 대해 독자적으로 선박 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PMA는 성명을 통해 "파나마 선박 등록은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불법 행위에 사용되는 선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미국 제재 칼날, 파나마로 향하나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튀르키예 해운 회사인 벡스 쉽 매니지먼트(Beks Ship Management)와 소속 유조선 5척을 제재한 직후에 이루어졌다. PMA는 구체적인 선박이나 선주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퇴출 작업이 미국의 제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PMA"등록 취소된 선박 중 상당수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를 받은 선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선박은 OFAC의 직접적인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선박의 운영 또는 소유 구조와 관련된 규정 준수 우려로 인해 등록 취소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숙청'은 파나마 선박 등록소 역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파나마는 전 세계 상선의 약 15%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선박 등록국이다.

◇ 해운업계 '제재 리스크' 경고등
해운 분석가들은 이번 조치가 파나마가 자국 선박 등록소의 명성을 지키고 국제 제재를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더불어 이번 조치가 다른 주요 선박 등록국들에도 유사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런던 소재 해운 분석 회사 브레마(Braemar)의 아누프 싱 애널리스트는 "파나마의 이번 조치는 다른 선박 등록국들에게도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며 "제재 회피에 연루된 선박에 대해 더욱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파나마의 이번 결정을 적극적으로 환영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파나마가 자국의 선박 등록소를 악용하는 행위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이번 조치는 국제 제재의 효과를 유지하고 불법적인 해상 활동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파나마의 대규모 선박 등록 취소 조치는 국제 제재를 회피하려는 선박들에 대한 국제 사회의 감시가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다른 주요 선박 등록국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