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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카자흐스탄 생산 쏘렌토·스포티지로 러시아 시장 재진출 타진

약 6200만 원 상당의 쏘렌토에 폐기물 수수료 면제가 관건
카자흐스탄 생산 모델, 러시아 수입차 대비 최대 47% 가격 경쟁력 확보 가능성
다시 러시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기아차.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다시 러시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기아차.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서방 제재 이후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철수했던 기아차가 카자흐스탄에서 생산한 차량을 통해 우회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현지 매체인 쿠르시브는 지난 28(현지시각) 기아가 카자흐스탄에서 생산하는 쏘렌토와 스포티지 모델이 러시아 시장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의 실현여부는 러시아 정부가 카자흐스탄에서 생산된 2,120만 텡게(6200만 원) 상당의 쏘렌토를 비롯한 기아차 모델에 대한 폐기물 처리 수수료 면제 요청을 수용하느냐에 있다고 전했다.

◇ 카자흐스탄 정부, 자국 자동차 산업 지원 위해 러시아에 수수료 면제 요청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의 2023-2027년 개발 계획 이행 보고서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정부는 자국에서 생산된 자동차에 대해 러시아 당국이 폐기물 처리 수수료를 면제하고 수입 쿼터를 할당해줄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에서는 기아를 대표적 사례로 언급하면서, 현대, 쉐보레, JAC, 스코다 등 다른 브랜드에도 동일한 조건이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조치는 카자흐스탄 자동차 산업에 중요한 지원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타나이 지역의 사리아르카 아보프롬 공장은 최근 생산량 감소를 보고해 왔으며, 러시아 수출용 신모델 출시는 생산량 증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공장은 알럴(Allur) 그룹이 소유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쏘렌토, 2026년부터 스포티지 등 업데이트된 크로스오버 모델의 조립을 시작할 계획이다.

◇ 가격 경쟁력 확보 가능성과 제재 리스크 공존

카자흐스탄에서 생산되는 기아 쏘렌토의 현재 가격은 2,120만 텡게(6200만 원)부터, 스포티지는 1,560만 텡게(4555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러시아에 수출될 경우 폐기물 처리 수수료 면제가 실현된다면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반면 러시아에서 한국산 수입 기아 스포티지는 높은 관세와 폐기물 처리 수수료로 인해 500만 루블(8600만 원)에 판매되고 있어, 카자흐스탄산 모델이 최대 47%까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러시아의 폐기물 처리 수수료는 현지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가격을 크게 상승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 수수료가 면제된다면 2,120만 텡게 상당의 쏘렌토를 비롯한 카자흐스탄산 기아 차량이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가격으로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러시아 당국이 이러한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러시아 국내 자동차 제조사인 AvtoVAZ조차도 현지 생산 함량이 높음에도 폐기물 처리 수수료가 부과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자흐스탄산 자동차에 대한 면제는 러시아 국내 제조업체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아 자체도 러시아로의 대량 수출이 서방의 제재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옛 현대차 공장에서는 한국 본사의 공식 참여 없이 기아 리오와 기아 리오 X가 조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기아는 2022년 러시아에서 생산을 동결했으며, 2023년 가을에는 현지 언론을 통해 브랜드의 완전한 철수 계획이 보도된 바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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