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런던 구리 가격 격차 톤당 1700달러로 확대.. 국내 생산 전환은 장기간 소요 전망

지난 26일(현지시각) ING 은행이 발표한 경제 및 재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미국의 구리 관세 부과 결정이 예상보다 훨씬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뉴욕 COMEX 구리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 트럼프 행정부, 구리 수입 국가안보 조사 신속 진행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상무부에 구리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위협을 조사하고 완화 방안을 권고하도록 지시하는 행정 조치 계획에 서명했다. 해당 명령에 따르면, "관세 부과, 수출 통제 또는 국내 생산 증가를 위한 인센티브"가 완화 조치로 포함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실시되며, 구리 원광, 구리 정광, 구리 합금, 스크랩 구리 및 파생 구리 제품을 모두 포함한다. 상무부는 최대 270일 이내에 조사를 완료하고 대통령은 이후 90일 내에 보고서를 검토해 최종 조치를 결정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때인 2018년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에 대한 유사한 조사는 약 10개월이 소요됐으나,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번 구리 조사는 미 행정부가 검토를 신속하게 진행 중이며 270일 기한보다 훨씬 앞서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 뉴욕-런던 구리 가격 격차, 톤당 1700달러로 확대
관세 우려로 뉴욕 COMEX의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기준 가격은 미국 외 지역의 긴축 기대감 약화로 하락했다. 이로 인해 COMEX와 LME 계약 간 가격 격차는 톤당 1700달러(약 249만 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ING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구리 가격은 올해 들어 30% 이상 상승했는데,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관세 부과 위협으로 거래자들은 차익거래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글로벌 LME 창고에서 미국으로 금속을 이동시키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ING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 약 85만 톤의 구리(스크랩 제외)를 수입했으며, 이는 국내 소비량의 약 50%를 차지한다. 반면 미국은 전 세계 구리 채굴량의 약 5%만을 생산해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 관세 부과 시 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
ING 보고서는 "구리의 향후 방향은 잠재적 관세의 시기와 범위에 달려 있으며, 관세 부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런던과 뉴욕의 구리 가격 격차는 계속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한 "관세가 실제 부과될 경우 뉴욕 구리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 예상에 못 미칠 경우 가격 하락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새로운 금속 및 광산 프로젝트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도입했다. 미국은 현재 최소 15개의 핵심 광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계획된 관세는 핵심 광물의 국내 생산을 강화하고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USGS와 ING 리서치에 따르면, 새로운 광산 건설은 전 세계적으로 평균 16~18년이 소요되며, 미국에서는 광범위한 허가 요건으로 인해 이 과정이 평균 약 29년까지 길어질 수 있고, 그중 허가 절차만 7~10년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구리 수입을 국내 생산으로 대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