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제팀 내 강경파, 관세로 세수 충당 구상 밝혀

나바로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경제팀 중 무역정책과 관련해 강경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또 한국을 비롯한 주요 자동차 수출국들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나바로 고문은 “독일, 일본과 한국인들이 이 나라를 제조 국가에서 조립 국가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과 일본인들은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하고 부가가치가 크며 임금이 높은 부품을 우리에게 보내 조립하도록 한다”면서 “우리가 여기서 매년 구매하고 운전하는 자동차의 고작 19%만 미국산 엔진과 변속기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이 구매하는 연간 1600만 대의 차량 중 수입차의 절반가량에 미국산 부품이 사실상 없고, 나머지 절반은 부품의 50%를 외국산이 차지한다고 그가 말했다.
나바로 고문은 “멕시코에는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엔진을 생산하는 공장들이 있고, 독일, 일본, 한국과 멕시코인들이 우리의 제조 역량을 가져갔기에 우리가 이를 다시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나바로 고문의 발언은 트럼프 정부가 ‘해방의 날’로 부른 4월 2일에 극적인 새 조처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WP는 연간 6000억 달러의 세수 증가를 목표로 삼는다면 트럼프 정부가 2차 대전 이후 평시에 가장 높은 세수 증가를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P는 관세가 외국산 수입품에 붙는 세금이라고 짚었다. 미국의 연간 국방 예산은 9000억 달러가량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당시인 2017년에 단행한 감세 조치로 연간 재정적자가 4000억 달러가량 증가했고, 향후 10년에 걸쳐 4조 달러가량의 적자 증가가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가 연간 6000억 달러의 관세 수입을 올리면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 일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그런 규모의 관세는 월가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키고, 미국을 경기 침체로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고 WP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정부는 아직 특정 국가에 대한 관세율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그는 대선 당시에 주요 교역 상대국에 일률적으로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미국의 연간 수입 규모가 3조 달러가량이고, 여기에 20%의 관세가 붙으면 연간 6000억 달러의 세수가 증가한다. 그렇지만, 관세가 붙으면 수입품 물가가 올라 미국 소비자가 그 부담을 떠안는다. 미국 소비자는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 제품 구매를 꺼리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개별 품목에 대한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4월 2일 전 세계 국가들의 대미 관세와 비관세 무역 장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다. 미국의 상호 관세에 맞서 다른 나라들도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무역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상호 관세는 무역 상대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만큼 상호적 차원에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