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이하 현지시각) 일렉트렉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전날 폭스뉴스에 출연한 자리에서 "오늘 이 방송에서 여러분이 배울 것이 있다면 테슬라를 사는 것"이라며 "이 주식이 이렇게 저렴한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며 다시는 이런 가격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현직 미국 장관이 특정 기업의 주식 매수를 공개적으로 추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러트닉 장관의 이해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금융회사 캔터 피츠제럴드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인물로 이 회사는 과거부터 테슬라 주식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왔다. 지난 2022년 초 8400주 수준이었던 테슬라 보유 주식은 같은 해 3분기 29만7000주까지 늘어났다가 지난해 초에는 전량 매도됐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매입에 나서며 3분기 기준 120만주까지 보유량을 늘렸고 이후 일부 차익 실현을 거쳐 연말 기준 74만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캔터 피츠제럴드는 지난주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하며 목표주가를 425달러(약 62만원)로 제시했다. 이는 19일 종가인 235.86달러(약 34만원) 대비 80% 이상의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러트닉 장관은 상무부 장관 지명 이후 90일 이내에 보유 자산을 처분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처분 진행 상황은 공개되지 않았다.
러트닉 장관의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관계 속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트럼프 후보 선거 캠프에 2억5000만 달러(약 3665억 원)를 기부하며 적극적으로 트럼프를 후원했고 이후 러트닉을 재무부 장관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제프리 베센트를 재무부 장관으로 지명했으나 머스크의 영향력 속에 러트닉은 상무부 장관 자리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루트닉 장관의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미국 정치권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윤리적 문제를 지적하는 반응이 나왔다.
미국 연방정부의 윤리 규정에 따르면 정부 고위 관료는 특정 기업이나 주식에 대한 추천이나 시장 개입을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자신이 과거 관련된 회사와의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증권법 전문 변호사는 "공직자가 특정 주식을 공개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며, 특히 본인이 관련된 회사와 투자 이해관계가 있다면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나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