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니 신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캐나다와 미국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과의 긴장 관계를 풀어야 할 관제를 안고 새출발을 하게 됐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캐나다의 국가 원수인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리인인 메리 사이먼 총독이 참석한 가운데 제24대 캐나다 총리로 취임 선서를 했다.
59세의 나이로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최초의 캐나다 총리가 된 카니는 캐나다 은행과 영란은행 총재를 역임한 ‘경제통’이다.
카니 총리는 이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캐나다는 절대로 어떤 방식이나 형태나 형식으로든 미국의 일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당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해 온 데 대해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천명한 것이다.
카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존중한다"면서 "그는 매우 중요한 사안들을 최우선 의제에 뒀고 우리는 그의 의제를 이해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성공한 사업가이자 딜메이커"라고 언급하면서 "우리는 양측 모두에게 이로운 상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라며 협상을 통한 갈등 해결 의지를 밝혔다.
카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원하지만, 아직 통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 12일 기자들에게 "캐나다의 주권에 대한 존중이 있을 때 트럼프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미국이 캐나다를 어느 정도 존중할 때까지 미국 상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향후 며칠 안에 트럼프와 카니의 통화를 주선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카니 총리가 다음 주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유럽에서 동맹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카니 총리는 또한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 내각 개편도 단행한다. 도미니크 르블랑 재무장관은 국제통상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며, 현재 혁신부 장관인 프랑수아 필립 샹파뉴가 후임자로 임명될 예정이다.
카니는 지난 9일 치러진 집권 자유당 대표 경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9년 넘게 집권했던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대신해 새 지도자로 선출됐다.
자유당 내부에서는 카니 총리가 2주 이내에 조기 선거를 공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혹은 조기 총선을 공고하지 않더라도 연립내각을 구성해 온 동맹 세력들이 3월 말 신임투표에서 소수당인 자유당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단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는 현재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유당이 공식 야당인 보수당과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어느 당도 다수당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