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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미국산' 압박에도 美 의류업계 "인건비 높아 생산 확대 어려워"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에 위치한 맞춤형 고급 드레스 셔츠 제조업체 '갬버트 셔츠'의 공장에서 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에 위치한 맞춤형 고급 드레스 셔츠 제조업체 '갬버트 셔츠'의 공장에서 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산’을 강조하며 국내 생산 확대를 압박하고 있지만 높은 인건비와 생산설비 부족 등 현실적 어려움으로 인해 미국 의류업계의 본격적인 생산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의류업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산'을 강조하는 정책 행보를 강화하면서 티셔츠부터 양복까지 일부 품목의 국내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비용과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실질적이고 대규모 생산 확장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맞춤형 남성 셔츠를 제조하는 ‘갬버트 셔츠메이커스’는 최근 미국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으로부터 오는 6월까지 기존 3개 매장에서 판매하던 남성 셔츠 공급을 50개 매장으로 확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회사의 미치 갬버트 대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산'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국내 생산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이런 주문 확대가 100여명이 일하는 자사 공장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단기간에 생산 능력을 급격히 늘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의류 판매 업체인 ‘리포메이션’도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부터 시행할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앞두고 생산망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리포메이션은 현재 미국 내 50여개 매장에 여성복을 공급하고 있으며 멕시코 내 6개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들여오고 있다. 이 업체는 관세 영향을 줄이기 위해 LA 내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며 뉴욕과 네바다 등 다른 지역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 리포메이션의 캐슬린 탈봇 부사장은 "국내 제조업 활성화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실제로 정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에서 랄프로렌 및 미군용 제품을 제조하는 ‘페라라 매뉴팩처링’의 조 페라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더 많은 소매업체가 코트나 블레이저 등 소량 생산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지 문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생산 확대에는 근본적인 걸림돌이 많다는 분석이다. 미 의류신발협회(AAFA)의 스티브 라마 회장은 "미국은 의류나 신발을 대규모로 생산할 노동력과 기술력, 원자재와 기반시설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의류 및 신발의 약 97%가 수입품이라고 지적하며 "중국, 베트남, 방글라데시와 같은 나라에서 저렴하게 생산된 의류에 익숙한 미국 소비자들 때문에 미국 생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내 의류제조 노동자 수는 1990년 이래 지속적으로 감소해왔으며 미국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매긴 관세로 인해 원단, 단추 등 원자재 비용 역시 급등했다. 갬버트 셔츠메이커스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단추 가격이 미국 정부의 대중국 관세로 인해 18%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스티브 라마 미국의류신발협회(AAFA) 회장은 "미국은 현재 의류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과 숙련된 인력, 자재 및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대규모 국내 생산 전환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정책이 있어야만 국내 제조 확대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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