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수집·저장 투명성 부족 지적...중국發 AI 열풍에 서방 첫 제동
이탈리아 데이터보호당국(Garante)이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Deepseek)의 앱 서비스를 전격 차단했다. 개인정보 수집과 활용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저비용·고효율을 내세우며 급부상한 중국 AI 기업에 대한 서방의 첫 규제 조치로 주목받고 있다.31일(현지 시각) 가란테는 "딥시크가 제공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정보가 완전히 불충분하다"며 이탈리아 내 서비스 차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딥시크는 전날인 30일부터 이탈리아의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접근이 불가능해졌다.
가란테는 딥시크에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종류 △수집 출처 △수집 목적 △법적 근거 △중국 내 데이터 저장 여부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요구했다. 당국은 이번 결정이 즉각적인 효력을 가지며,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딥시크가 최근 무료 AI 비서 서비스를 출시하며 급부상한 직후 나왔다. 딥시크는 기존 AI 서비스보다 적은 데이터로 더 효율적인 성능을 제공한다고 주장하며, 이번 주초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챗GPT의 다운로드 순위를 앞지르기도 했다.
특히 딥시크의 저비용·고효율 전략은 기술주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기존 AI 기업들의 고비용 전략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탈리아의 조치가 중국 AI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분석한다.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주권에 민감한 유럽에서 첫 규제가 시작된 만큼,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들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딥시크는 아직 이번 조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향후 이탈리아 당국이 요구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서비스를 재개할지, 아니면 유럽 시장 진출을 재고할지 주목된다.
한편, EU는 올해부터 AI법을 시행하며 AI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와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어 중국 AI 기업들의 유럽 시장 진출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