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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불법이민자 강경 단속에 美 식당업계 ‘좌불안석’

지난 2023년 5월 17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경찰서 안에서 집 없는 이민자들이 노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3년 5월 17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경찰서 안에서 집 없는 이민자들이 노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2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에 대한 강경한 단속 강화 방침을 예고하면서 미국 식당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전역에서 상당수의 요식업 종사자와 업주들이 새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에 나름 대비하고 있지만 단속이 본격화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내 식당 업계에서 이민 노동자는 필수적인 인력으로 꼽힌다.

미국레스토랑협회(NRA)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식당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21%가 이민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에 불법 체류 노동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비영리 단체 이민연구센터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 불법 체류 노동자는 약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정책 개혁의 일환으로 불법 이민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지난 23일 뉴저지주 뉴어크의 오션 시푸드 디포에서 이뤄진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으로 식당업계의 불안감이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NYT에 따르면 특히 시카고가 주요한 단속 대상 지역으로 알려지면서 이 지역의 식당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는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외국 태생일 정도로 미국의 대표적인 이민자 밀집 지역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중남미와 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의 한 유명 식당에서 일하는 셰프는 NYT와 인터뷰에서 "우리 식당 직원들에게 단속에 대비한 지침을 준비해 전달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는 대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식당에서는 'ICE 요원이 방문할 경우 건물에 들이지 말라'는 내용의 문구가 적힌 메모가 주방에 부착됐으며, 직원들에게도 ICE 요원과 대화에 대비한 대본이 제공됐다.

시카고 남부 멕시코 이민자 밀집 지역에서 지난 1973년부터 영업해온 식당 비리예리아스 오코틀란(Birrierias Ocotlan)의 운영자인 안드레스 레예스는 "많은 사람들이 40년 이상 미국에 거주하며 성실히 살아가고 있지만 아직 신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라며 "이같은 단속은 지역 사회와 사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내 불법 체류 이민자가 가장 많은 주는 캘리포니아주. 약 18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15년 이상 미국에 거주한 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만 무려 약 95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앤젤레스의 한 레스토랑 운영자는 "식당 직원들에게 단속 시 안전하게 대피할 장소와 권리를 설명하며 대비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자연재해와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하듯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셰프는 "단속에 대비한 준비가 직원들의 불안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셰프는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직원들에게 이민 변호사가 제작한 권리 안내서를 배포하며 단속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DC에 있는 이민자 전문 레스토랑 '이민 푸드'의 창업자인 테아 이바노비치는 "요식업계는 이민 노동자들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 산업은 1조 달러(약 1432조5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며 "이같은 대규모 단속은 단순히 개별 노동자 문제를 넘어 업계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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