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는 30일(현지시각) 엔비디아 등에서 만든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동 데이터센터에 더 쉽게 배송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2023년 10월 이후, 미 수출업체들은 첨단 칩을 중동 및 중앙아시아 일부 지역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검증된 최종 사용자(Validated End User) 상태를 신청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반도체를 수입할 수 있어 미국 공급업체가 개별 라이선스를 취득할 필요가 없어진다.
한 미국 관리는, 검증된 최종 사용자 프로그램을 신청한 해외 데이터센터· 주최국과 협력하여 기술의 안전성과 보안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중국으로의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한 강화된 조치다. 엔비디아는 이와 관련된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이번 조치는 중동이 첨단 미국 칩을 직접 수입하는 것이 금지된 중국에 우회 수출을 하고 있다는 워싱턴의 우려가 커짐에 따라 나왔다.
UAE 기반 AI 회사인 G42는 이러한 우려의 중심에 있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4월 이 회사에 15억 달러(약 1조9800억 원)를 투자하고 G42에 칩과 모델 가중치(인공지능 모델이 인간의 사고를 모방할 수 있도록 하는 정교한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거래는 G42가 2월 중국에서 투자 철수 및 미국 회사와 협력하기 위해 부과된 제약을 수용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강경파 의회 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미 상무부의 성명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프로그램에 신청하는 회사들은 미 기술이 다른 용도로 전용되거나 국가 안보에 반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엄격한 심사를 받게 된다.
심사 과정에는 현재 및 잠재 고객에 대한 정보, 비즈니스 활동, 접근 제한, 사이버 보안 등이 포함된다고 규정은 명시하고 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