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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94세 피고인 ‘시설 구금 배제’…95세 이만희 보석 판단과 대비

해외 법원, 초고령 피고인에 병원·요양시설 등 대체수단 활용…국제인권법상 ‘미결구금 최소화’ 원칙 주목
구속 100일 넘긴 이만희 총회장, 보석 심문 후 40여 일째 결정 지연…고령·건강 상태도 변수
기사 내용과 관련해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실제 사건·인물·장소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사진 제작=챗GPT이미지 확대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해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실제 사건·인물·장소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사진 제작=챗GPT
최근 캐나다 법원이 94세 초고령 피고인에 대해 시설 수감 대신 비구금 방식의 처분을 검토하면서,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만희 총회장(95)의 보석 여부와 대비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해외 사법부가 90대 피고인의 연령과 건강 상태를 구금 필요성 판단의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요양시설이나 병원 등 대체적 관리수단을 활용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법원의 판단에도 관심이 쏠린다.

캐나다 94세 피고인…‘구금 대신 다른 방법’ 선택


캐나다 온타리오주 고등법원의 앤 몰로이 판사는 과거 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프랭크 스트로나크(94)에 대해 검찰이 요구한 징역 6개월의 시설 수용을 받아들이지 않고, 초고령인 피고인에게 구금을 명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판단의 배경에는 피고인의 나이와 수감 적합성에 대한 고려가 있었다.

이 같은 사례는 고령 피고인에 대한 형사사법의 목적이 단순한 ‘구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90대 고령자의 경우 교정시설 수용이 건강 악화와 치료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법원이 형벌이나 구속의 필요성과 함께 실제 수용 가능성 및 인도적 사정을 함께 살피는 것이다.

호주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 남호주 법원은 2024년 살인 혐의로 기소된 92세 피고인에 대해 검찰의 반대에도 보석을 허가하고 요양시설에 머물도록 했다. 앞서 2010년 시드니 법원 역시 92세 피고인에게 시설의 감독을 전제로 보석을 허가한 사례가 있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단순히 ‘90대이기 때문에 석방했다’는 것이 아니라, 고령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교정시설 구금보다 덜 제한적인 방법으로 재판 출석과 사법절차를 확보할 수 있는 지를 검토했다는 점이다.

국내 형사소송법도 ‘조건부 석방’ 가능

국내에서도 보석제도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면서 구속으로 인한 불필요한 기본권 제한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특히 보석은 단순히 ‘석방 또는 구속’이라는 양자택일이 아니다. 법원은 보증금 납입, 주거 제한, 출석 의무, 사건 관계인 접촉 제한 등 여러 조건을 붙여 피고인을 석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만희 총회장의 보석 여부에서도 핵심적으로 따져야 할 부분은 '도주 우려가 현재 존재하는지', '증거인멸 우려가 실제적이고 구체적인지', '건강 상태가 구금생활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인지', '조건부 석방으로 구속 필요성을 대체할 수 있는지' 등이다.

특히 증거인멸 우려가 보석을 제한하는 사유라면, 단순히 우려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존재하는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구속 100일 넘긴 95세…보석 판단은 왜 늦어지나


이 총회장은 지난 6월 24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뒤 100일을 넘겼다.

지난 8월 4일 보석을 청구했고 같은 달 21일 심문까지 진행됐지만, 이후 40여 일이 지나도록 보석 여부가 결정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법원은 건강 문제를 이유로 한 단기 구속집행정지를 세 차례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회장은 수감 중 척추 골절로 시술을 받았으며, 외부 전문의들이 교정시설 내 24시간 관찰과 집중적인 재활치료가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가 이 총회장의 인지능력 검증 필요성을 언급한 점까지 고려하면, 이번 보석 판단은 단순한 구속 여부를 넘어 초고령 피고인의 건강과 재판받을 권리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라는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구금 유지’와 ‘방어권 보장’ 사이…조건부 보석이 해법 될까


국제인권법에서도 미결구금은 원칙적인 형사처벌 수단이 아니라 예외적인 조치로 다뤄진다.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제9조는 재판을 기다리는 사람에 대한 구금이 원칙이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범죄 혐의의 중대성과 별개로 재판 전 구금의 필요성을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제법 전문가인 키아란 버크 독일 프리드리히 실러 예나대 교수도 “덜 제한적인 대체수단을 우선 검토하는 것이 국제인권법의 기본 원칙”이라며, 구금 지속의 필요성과 대체수단으로 위험을 해소할 수 없는 이유를 구체적인 증거로 제시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재판을 통해 유·무죄를 판단하기 전에 구속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피고인의 방어권과 건강권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보석 제도의 취지다.

특히 이 총회장의 경우 95세라는 연령뿐 아니라 척추 골절과 치료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는 만큼 법원이 구속을 유지할 경우에도 그 필요성과 상당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고령’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구금의 필요성


이번 사건에서 캐나다와 호주 사례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각국의 법률과 사법제도가 다르고, 범죄의 내용과 피고인의 건강 상태, 도주 가능성, 증거인멸 가능성 역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사법적 질문은 분명하다. “95세의 피고인을 반드시 교정시설에 계속 구금해야 하는가. 다른 방법으로 재판 출석과 증거보전이 가능하다면 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가.”

결국 이 총회장의 보석 심사 역시 고령이라는 상징적 숫자보다 현재 존재하는 구속 사유와 건강 상태, 그리고 조건부 석방을 통해 그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오는 6일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향후 재판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보석 결정이 장기간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기일을 전후해 법원이 초고령 피고인의 건강과 방어권, 구속 필요성을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이지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lwldms7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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