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 발표·호르무즈 군사 기여 압박에 외교·안보 셈법 복잡
김승원·용혜인 후보자 논란…귀국 직후 국정 현안 전면 점검
김승원·용혜인 후보자 논란…귀국 직후 국정 현안 전면 점검
이미지 확대보기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와 대미 투자,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검찰개혁 후속 입법·조직개편 등 국내외 현안의 해법 마련에 나섰다. 해외 순방에서 방위산업·원자력·콘텐츠 협력의 외교 성과를 냈지만, 귀국 직후에는 미국의 군사 기여 요구와 여권 내 반발, 개각 논란, 검찰개혁 설계의 세부 논쟁까지 한꺼번에 관리해야 하는 국면이다.
10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 기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산·원자력 등 첨단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인 ‘뤼미에르 서밋’에서는 공동 의장으로 참석해 향후 5년간 5억유로 규모의 영상산업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순방 성과를 국내 산업 협력과 투자로 연결하는 작업과 별개로, 정부는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답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측의 압박이 거세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가 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실제 파병에는 국회 동의가 필요하고 이란의 반발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핵심 항로다. 중동발 공급 불안으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해협 통항 안전은 원유·가스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로서는 한미동맹과 에너지 수송로 보호 필요성을 감안해야 하지만, 군사 개입 확대가 한국 기업과 국민의 안전을 더 큰 위험에 노출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진보 성향 야당이 파병에 반대하고 있는 데다 여당 내부에서도 신중론과 반대 목소리가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가 군함 파견, 연합 작전 참여, 정보·수송·의무 지원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검토하더라도, 국회 설득과 국민 공감대 확보 없이 결론을 서두르기 어려운 이유다.
대미 투자 문제도 이 대통령이 귀국 후 점검해야 할 경제 현안이다. ‘1호 대미 투자’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과의 경제협력 성과를 부각하면서도 국내 투자·고용과 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조건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중동 정세와 통상·안보 이슈가 맞물린 상황에서 대미 투자와 군사 협력이 각각 별개 사안이 아니라 한미 관계 전반의 협상력과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정치에서는 개각 청문 정국이 부담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두 후보자 모두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증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이 여론 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되는 의혹과 후보자들의 소명 수준이 향후 거취 판단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검찰개혁도 이 대통령이 직접 제동을 건 사안이다. 이 대통령은 귀국 직후 법무부가 마련한 공소청과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 검사정원법 시행령에 대한 보고를 받고 수정·보완을 지시했다. 공소청 검사 정원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한 문제와 경찰 불송치 사건을 심사하는 조직에 붙인 ‘사법통제부’ 명칭 등이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었다는 판단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공소청 전체 정원은 검사 2292명과 일반직 6120명 등 총 8412명으로, 현 정원보다 약 20% 줄어드는 구조다. 그러나 검사 정원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설계돼 범여권 일각에서는 검찰개혁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대통령은 기존 검찰 정원법에 얽매이기보다 실제 업무에 필요한 인력을 기준으로 정원을 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완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정 지시는 검찰개혁의 큰 방향보다 세부 설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사와 기소 기능 분리라는 원칙을 내세우더라도 인력 규모와 조직 권한, 명칭 하나가 정치적 논쟁과 제도 불신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법무부에 재검토를 지시한 것은 향후 국회 논의와 제도 안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마찰을 사전에 줄이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 대통령에게 남은 과제는 각 현안을 따로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호르무즈 파병은 외교·안보의 문제이면서 고유가와 물가, 수출입 물류를 좌우하는 경제 문제다. 대미 투자는 통상과 산업정책, 동맹 관리의 문제다. 장관 인선과 검찰개혁은 국정 동력과 여론 신뢰를 결정할 정치 문제다.
프랑스 순방에서 미래산업 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한 이 대통령이 귀국 후에는 고유가·중동전쟁·파병 논란과 청문 정국, 검찰개혁 논쟁을 어떤 우선순위와 설득 방식으로 풀어낼지가 새 정부 국정 운영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