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도매시장의 새로운 정책 방향 제시

한국법제연구원과 여야 국회의원들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학술대회와 토론회는 단순한 제도 논의를 넘어, 농업인과 소비자 그리고 중소상인이 공정하게 상생할 수 있는 농산물 유통 구조 개선을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 발제자로 참여한 리황자오 대만 국립중흥대 교수는 “대만은 농민단체와 공공기관이 도매시장을 공동 운영하며, 영리를 제한하며, 수수료(1.3~4%)를 낮춰 농민을 보호하고 있다”고 했으며, 우지에 기오카즈 일본 츠쿠바대 교수는 “일본은 2018년 도매시장법 개정을 통해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모두 직거래를 허용하고 규제를 통해 다양한 거래방식의 촉진과 시장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윤정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도매시장 거래구조의 문제점을 공정거래법 관점에서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도매시장법인이 상장거래를 독점하고 있어 소수 민간법인 중심의 독과점 체제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공정거래법상‘시장분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매제는 가격 급등락과 대량 중심 거래로 인해 농민은 제값을 받기 어렵고, 소규모 출하자는 소외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유통단계가 길어져 소비자 가격은 상승하는 반면, 농민 수취가는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며“일본은 경매 원칙 폐지와 직거래 허용을 통한 제도 다양화를 추진했으며, 대만은 농민단체와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공익형 도매시장을 운영해 농민 보호와 안정적 유통을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는 엄재성 경북농민사관연합회 사무총장은“현재 경매 중심의 구조는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락하는 불안정한 시스템으로 농민은 안정적 소득을 보장받기 어렵다. 또 현재 경매제시장 위주로 출하선택권이 제한돼, 결국 농업인이 협상하거나, 계약하는 권리를 충분히 행사할 수 없고, 도매시장 거래선이 수시 변동되는 경매제는 장기 지속거래를 통한 출하조직 발전도 어렵다”며“ 다양한 도매시장 경쟁을 위해 강서도매시장을 시장도매인 전용시장으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박용만 한국마트협회 회장은“대형마트와 온라인 플랫폼이 직거래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중소마트는 도매시장 의존으로 가격변동성과 물류비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강서도매시장을 시장도매인 전용시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정부의 농축수산물 할인사업 등이 대형마트 위주로 지원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중소마트, 중소상인의 도매시장 구매율이 80~90%인데, 도매시장에 주 고객인 중소마트, 중소상인의 배송센터 등 지원 시설은 전무하다”며“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가격결정시스템의 다양화’를 반드시 이행하고, 전국에 시장도매인제 시장을 확대 실시해 도매시장간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토론회는 공영도매시장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위한 저비용·고효율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단기와 장기 과제를 동시에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중앙도매시장에서는 경매제를 유지하되 소속제 실질적 폐지, 정가·수의매매를 확대하고, 지방도매시장에는 시장도매인제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 것에 의견을 모았다. 특히 강서시장을 시장도매인 전용시장으로 전환해 스마트 물류·저온창고·가공센터 등 현대화 시설을 갖춘 새로운 모델로 육성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현재 현장에서 농업인과 직접 관계하고 있는 임성찬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 회장은 “앞으로 강서 시장도매인제 시장이 농산물 가격안정, 물가안정에 더욱 노력하고, 생산자․중소상인․소비자에게 다가서겠다”며“이번 국회와 현장이 함께한 이번 논의는 한국 농산물 도매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음을 알리는 역사적 계기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송옥주, 윤준병, 이원택, 이해식, 임미애 의원과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공동주최했다.
노춘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vanish119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