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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핵잠 건조 협력 거부시 프랑스 인도와 협력 고려해야"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 직무대행 '한국 핵추진잠수함 보유를 위한 국제 협력 방안'서 제안
미국 잠수함 전문가 H.I. 서튼이 그린 한국형 핵잠수함 상상도. 사진=세종브리프/뉴스원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잠수함 전문가 H.I. 서튼이 그린 한국형 핵잠수함 상상도. 사진=세종브리프/뉴스원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협력을 거부할 경우 프랑스 인도와 협력 발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미일은 핵잠수함의 공동 개발과 운용을 위한 3자 컨소시엄을 구성해 핵잠수함을 공동으로 개발, 운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 직무대행 겸 수석연구위원고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17일 '트럼프 2.0 시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보유를 위한 국제협력 방향'이라는 주제의 세종정책브리프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 직무대행은 북한의 핵잠수함 위협으로 한국의 핵잠 보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전략핵잠수함(SSBN) 개발 의지를 천명하고, 지난 3월에 SSBN(탄도미사일 원자력 잠수함) 선체(船體) 건조 장면을 공개함으로써 핵잠수함(핵잠) 개발에서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정 부소장 직무대행은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2023년 9월 전술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디젤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을진수하면서 기존의 중형잠수함들도 모두 전술핵을 탑재하는 공격형잠수함들로 개조하려는 '저비용 첨단화 전략'을 공개했다.
현재 핵추진잠수함 보유국은 미국(67척)과 러시아(31척), 중국(12척), 영국(10척), 프랑스(9척), 인도(1척)이다.

북한의 건조 중이라며 선체를 공개한 전략핵잠수함. 사진=연합뉴스/세종브리프이미지 확대보기
북한의 건조 중이라며 선체를 공개한 전략핵잠수함. 사진=연합뉴스/세종브리프


북한에게 SSBN 개발은 매우 고난도 과제이지만,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대가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SSBN에 탑재할 소형 원자로 기술을 제공받을 수 있다면 SSBN 보유는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 3월 공개한 전략핵잠수함 건조 사진을 보면 사람 대비 선체 크기, 받침목 수량 등을 고려할 때 5000~1만t급 규모일 가능성이 있다고 정 부소장 대행은 밝혔다.

정 부소장 대행은 "북한의 전략핵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도 여러 척의 핵잠수함을 보유하는 것이 필요하고, 핵잠 건조에는 장기간이 걸리는 만큼 이재명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의제에 이 안건을 상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겸 부소장 직무대행. 사진=세종연구소이미지 확대보기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겸 부소장 직무대행. 사진=세종연구소

핵잠수함은 은밀성과 공격과 수중작전 능력에서 재래식 잠수함이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을 갖추고 있어 한국정부는 핵추진잠수함을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해 1990년대부터 극비리에 건조를 추진했다. 김영삼 정부는 원자력연구소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협력해 2008년 3000t급 핵추진잠수함 9척을 건조해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을 수립했으나 이후 실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국은 현재 잠수함을 독자 건조하고 수출까지 추진할 정도로 잠수함 개발 역량이 성장한 만큼 한국정부도 호주나 브라질처럼 핵잠수함 개발을 ‘국책사업’으로 지정해 공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 부소장 직무대행은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핵추진잠수함은 농축 우라늄을 동력원으로 사용하지 무기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핵추진잠수함 건조가 핵비확산조약(NPT)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며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추진하더라도 그것이 '핵무장' 잠수함은 아니므로 핵확산과는 무관하다고 역설했다.

정 부소장 대행은 "한국은 조선(造船)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과 인프라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핵잠 건조 분야에서 미국이 한국과 협력하는 게 양국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미일이 핵잠수함의 공동 개발 및 운용을 위한 3자 컨소시엄을 구성해 핵잠수함을 공동으로 개발 및 운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과 일본이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되어, 한국이 북한의 핵잠수함 위협을 견제하고, 일본이 중국의 핵잠수함 위협을 견제하는 것이 미국의 국가이익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정부는 미국이 핵잠 건조와 협력을 거부할 경우 프랑스·인도와 협력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정성장 부소장 대행은 "한국이 프랑스의 핵잠수함처럼 저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잠 건조를 추진하면 미국보다 프랑스의 핵잠수함 운용 경험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면서 "인도가 한국과의 방산협력에 매우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한국과 인도 간에 방산뿐만 아니라 핵잠 건조를 위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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