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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빚 늘고 소득 제자리···시정 어디로?

지난 2022년 7월 박형준 부산시장이 글로벌 비즈니스 부산을 만들겠다는 기자회견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2년 7월 박형준 부산시장이 글로벌 비즈니스 부산을 만들겠다는 기자회견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부산 시민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집값은 전국 평균 상승보다 높고, 가계부채는 급증하고, 정작 소득은 뒷걸음을 걷고 있다.
부산시가 자랑하던 ‘살기 좋은 도시 부산’라는 말은 점점 공허한 메아리로 들려온다.

18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동남권 가구의 자산·부채·소득 변화’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부산의 가구는 이른바 ‘고(高)부채-저(低)소득’이라는 늪에 빠진 상황이다.

빚만 늘어나는 도시, 부산?


2020년 대비 (2024년 기준)부산 가구의 평균 자산은 4억 5287만 원으로 전국 평균 상승과 큰 차이가 없지만, 가계부채 평균은 8048만 원으로 4.6% 증가, 전국 평균 증가율(2.5%)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특히 부채의 왜곡(어느 한 가구만 많은 부채일 경우)을 막기 위한 소위 ‘부채 중앙값’ 증감률은 무려 8.8%로 더 심각하다.

부산 가구의 평균 소득은 6259만 원으로 전국 평균(7185만 원)보다 926만 원이나 낮고, 증가율도 3.5%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울산(7853만 원), 경남(6194만 원)과 비교하면 동남권 내 경쟁력에서도 밀리는 수치다.

금융건전성도 ‘빨간불’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여전히 전국 평균을 웃돈다. 2020년 대비 11.8%포인트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상대수준은 여전히 전국 평균 대비 110.5 수준으로 ‘저축보다 부채가 더 많은’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시민 개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구조적 문제다. 시의 정책적 무기력과 산업구조 정체가 고스란히 가계에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부동산은 고평가, 삶은 저평가


부산의 부동산 자산 증감률은 4.8%로 전국 평균(4.5%)을 소폭 웃돌았다. 문제는 이 ‘집값 상승’이 시민의 소득 증가나 산업 성장의 결과가 아닌, 투기적 흐름에 의존한 비정상적 구조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실제 상대수준(전국 평균을 100으로 본 수치)은 85.3으로, 2020년 대비 고작 1.0포인트 상승한 데 불과하다. 집값만 올랐지 도시의 실질 소득과 내실은 제자리라는 얘기다. 공공연하게 “알짜베기 부동산은 모두 수도권 사람들”이란 볼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웃 도시는 다르다


동남지방통계청의 이번 발표에서 울산의 경우 부채는 7049만원, 가구소득은 7853만원으로 부산보다 부채는 적고, 소득은 높다.

울산은 가구소득 평균(7853만원)과 가구소득 중앙값(6376만원) 모두 전국 평균보다 높다. 평균 소득(7853만 원)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데다, 부채 수준(7049만 원)도 부산보다 낮다.

경남의 경우는 부채가 2020년 이후 연평균 5.1% 감소해 동남권에서 유일하게 부채 감소하는 등 가계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있다. 같은 동남권 내에서도 부산만 뒤처지는 모양새다.

“시정 성적표, 낙제 수준” 비판 커져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산업 기반 없이 외형적 부동산 상승에만 의존한 결과가 지금의 ‘빈 껍데기 도시 부산’을 만들었다”라며 “현재 228개 시군구 중에서 소멸위험지역은 130곳에 달하며 부산이 광역시 가운데 최초로 소멸위험단계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높아질수록 향후 경기 충격에 대한 취약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박형준 시장이 내세운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이라는 슬로건과는 다르게, 시민의 경제 실상은 ‘지방소멸’ 경고음에 더 가깝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부산시가 실질적인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어느 때보다 구조적인 정책 개혁과 경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살고 싶은 도시’ 부산은 ‘떠나고 싶은 도시’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통계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강세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min382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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