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담보 통계 부족한 중소형사 직격탄…신상품 위축
CSM 조정, 회계착시 해소…실질 손해율 성과 기준으로
보험료 저가경쟁 사실상 종료…보수적 언더라이팅 불가피
CSM 조정, 회계착시 해소…실질 손해율 성과 기준으로
보험료 저가경쟁 사실상 종료…보수적 언더라이팅 불가피
이미지 확대보기과거 유사담보 보험금 지급 이력이 충분한 회사는 자체 데이터를 근거로 손해율 가정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통계가 부족한 보험사는 참고할 데이터가 없어 보수적 기준을 그대로 적용받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유사담보 통계가 부족한 보험사는 신규 담보 손해율을 100% 적용받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순이익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중 보험사의 손해율 산정 기준을 실제 지급 수준에 맞추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업계 실적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이번 손해율 제도 변화의 핵심은 보험사가 임의적으로 손해율 가정을 선택할 여지를 최소화하고, 실제 지급 경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손해율을 산정하도록 강제하는 데 있다.
신규 담보 손해율 산정 시 △과거 유사담보 지급 통계 △보험개발원 산업통계 △통계 부재 시 손해율 100% 적용 등 단계형 기준이 도입되며, 이는 보험사가 실제 지급 경험을 기반으로 상품 가격과 예비비를 설정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손해율 가정이 보수적으로 조정되고 CSM 감소분이 실적에 반영될 경우, 2025년 보험사 순이익은 평균 4% 감소하고, 2026년에는 최대 20%에 육박하는 실질적인 순이익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급 데이터가 풍부한 대형사의 경우 제도 변화에 따른 충격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 등은 과거 유사담보 통계를 활용해 새로운 손해율 기준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소형사의 위기감은 매우 높다. 유사담보 통계가 부족한 보험사의 경우 신규 담보 손해율을 100% 적용받을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른 CSM 감소와 순이익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중형사는 신상품 출시를 잠정 중단하거나, 고위험 담보 보험을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100% 적용을 받으면 보험료를 높여야 하고, 이는 곧 시장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면서 “결국 중소형사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거나 신상품 개발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업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가 더 이상 ‘낮은 손해율 가정’이라는 장부상의 장치를 활용할 수 없게 되면서 실제 리스크를 반영한 가격 설정과 언더라이팅(계약 심사)이 필수적인 경영 요소로 자리 잡게 된다. 이에 따라 과거의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자를 대량 유치하는 전략은 사실상 폐기되고, 보수적 언더라이팅과 위험관리 중심의 영업 체계가 정착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 개편이 단기적으로 보험사 실적 저하로 이어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업권 전체의 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회계상 이익이 아니라 실제 손해율을 기반으로 한 실질 수익성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면서 업계 체질 개선을 촉진할 것이란 분석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이번 손해율 현실화 조치는 단기적으로 실적 부담 요인이지만, 과거 과도하게 부풀려졌던 CSM을 걷어내고 보험사의 실질 수익성을 드러내는 단계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는 영업이익의 질, 손해율 관리 능력, 상품 구조의 지속가능성이 주요 평가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