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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기본자본 킥스’ 도입 촉각…건전성 방어 비상

제도 도입 시 ‘순이익’ 개선 외 방도 없어
車손해율·금리인하 등 비우호적 업황 지속
건전성 유지 허덕 속출…당국 연기 가능성도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킥스(K-CIS·지급여력) 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자본 여력이 약한 보험사의 근심이 깊어졌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킥스(K-CIS·지급여력) 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자본 여력이 약한 보험사의 근심이 깊어졌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킥스(K-CIS·지급여력) 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자본 여력이 약한 보험사의 근심이 깊어졌다. 제도 도입 이후 건전성 개선을 위해 ‘이익’ 중심으로 자본이 늘어야 하는데, 금리 인하와 자동차 보험 손해율 증가 등 비우호적인 업황으로 인해 실적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본자본 킥스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건전성 개선을 위한 고심을 지속하고 있다. 당국은 앞서 킥스 규제를 현 보완자본 중심이 아닌 기본자본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기타포괄손익 등을 활용해 사실상 보험사 실적 개선을 통해서만 개선이 가능하다.

당국은 아직 기본자본 킥스 비율의 규제 수준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선진국의 사례를 고려할 때 50% 선에서 제한선이 결정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지급여력 제도인 ‘라이캣(LICAT)’은 규제 수준을 50%로 제한하고 있다.

제도 도입이 확정할 경우 보험사들은 기존보다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기 더 어려워진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50%를 미치지 못하는 보험사는 현대해상(46.7%), 하나손해보험(38.3%), 푸본현대생명(36.6%), iM라이프(12.1%) 등이다. 롯데손해보험(-15.6%)과 최근 가교보험사로의 보험계약 이전 절차를 밟고 있는 MG손해보험(-18.2%)은 마이너스 비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뜩이나 킥스 도입 이후 건전성 유지가 어려워졌는데, 자본 인정 요건 마저 강화하면, 사실상 영업 실적이 개선하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다. 그러나 대다수 손해보험사의 하반기 경영 실적 개선은 불투명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추정치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등 4대 손보사의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하는 등 보험영업을 둘러싼 대외적 여건이 악화한 영향이다.

금리 인하기인 점도 난관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 1%포인트(P) 하락 시 킥스는 25~30%P 낮아진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하가 한 차례 이뤄졌던 올 1분기 생명·손해보험사의 평균 킥스는 197.9%로,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200%를 밑돈 바 있다.

자본성증권이 증가하는 점도 부담이다. 보험사들이 지난 2023년 당국이 보험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과 이를 기초로 하는 킥스 제도 도입 이후, 킥스 비율 충족을 위해 자본성증권(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액을 늘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년 말 자본성증권 발행 잔액은 직전 연도보다 6조1000억 원 증가한 22조7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보험사들의 지난해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는 2020년 대비 8배, 직전 연도 대비 2.8배 증가한 8조3250억 원으로 보험연구원 측은 집계했다.

자본성증권 발행이 많으면 보완자본 증가에 따른 자본비율 상승으로 질적 하락이 불가피 하고 채권 이자 부담도 상승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특히 킥스 개선을 위해 자본성 증권 발행이 많았는데, 기본자본 중심 규제까지 더해지면 건전성 유지에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기본자본 킥스 비율의 경과 조치를 허용해 적용 일정을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의견 취합 과정을 거쳐 이르면 이달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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