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8월 엔캐리 청산 당시와 유사한 환경
선물시장 엔화 강세에 베팅…엔캐리 청산 리스크 낮아
선물시장 엔화 강세에 베팅…엔캐리 청산 리스크 낮아

특히 통상정책 불확실성으로 미국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엔화까지 강세로 전환할 경우 원화의 나홀로 약세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거래일 종가(1375.3원)보다 5.9원 오른 1381.2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3일(1384.3원) 이후 15거래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안전자산인 달러화는 강세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전 3시 24분(현지 시각) 기준 97.96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로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엔화마저 강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기금 선물시장의 기대치를 나타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 전망은 오후 4시 30분 기준 93.3%로 집계됐다.
사실상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에 확신을 갖는 가운데 지난해 7~8월과 같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에 따른 급격한 엔화 강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준이 7월 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인하를 시사했고, BOJ가 예상 밖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크게 흔들렸다. 시장에서는 미·일 금리 격차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판단했고, 엔 캐리 트레이드 수익률이 악화될 우려에 이를 청산하고 엔화 매수를 늘리면서 엔화 강세가 나타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미·일 금리 결정이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여 유사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BOJ는 지난해 3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 데 이어 올해 1월 기준금리를 0.5%까지 인상했다. BOJ가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관세 협상과 참의원 의원 통상선거 결과를 살피며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지만, 스탠스는 매파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올해 1~5월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평균 3.3%로,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지고 있어서다.
미국 경기 우려 확대 가능성도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6월에는 미국 제조업, 고용지표 모두 양호했지만 7월 부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완화적 연준, 매파적 BOJ, 미국 경기 우려 확대 등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단기적인 엔화 강세 압력이 두드러질 수 있으며, 일부 조건이 들어맞지 않더라도 하반기 BOJ가 금리 인상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아 엔화 강세 방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작년과 달리 선물시장은 이미 엔화 강세에 베팅하고 있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작년 수준의 환율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