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환율·물가 우려에 3연속 기준금리 인하 무산…2월 인하 가능성

"금리 인하, 한 번 쉬었다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결론"
"금통위원 6명 모두 3개월 내 인하 가능성 언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하 행진이 잠시 멈췄다.

한은이 계엄·탄핵 여파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3연속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지만, 환율이 급등하고 고환율 여파로 물가도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기준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았다.

다만 경기를 고려할 때 금통위원 6명 전원이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면서 한은이 이르면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16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기준금리 동결 의견을 냈다. 신성환 위원은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기준금리를 0.5%에서 3.5%로 올려놓은 뒤 역대 최장인 1년 7개월간 금리를 묶어뒀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0.25%p 인하해 3.00%까지 낮췄다.

시장에서는 새해 첫 금통위를 앞두고 기준금리 동결과 인하 전망이 팽팽히 맞섰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3~8일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는 금리 동결을 예상했고 40%는 0.25%p 인하를 예상했다.
결국 한은이 3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포기한 데는 고환율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높아진 환율이 안정세를 찾은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률(전월 대비)은 2.4%로 3개월째 올랐다. 수입물가지수는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소비자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또 3연속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에서 급격한 경기 하강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금융·외환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국내 정치 불확실성 증대, 미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큰 폭 상승했다"면서 "물가는 높아진 환율이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국제유가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금통위의 경기 하방 우려는 커졌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대신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현행 9조원에서 14조원으로 확대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경기 하방 리스크가 증대된 가운데 내수 회복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는 저신용 자영업자 및 지방 소재 중소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통해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에 대한 한시 특별지원을 5조원 확대해 운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창용 총재는 "(이번에는) 신성환 위원만이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했지만 다른 금통위원들도 대외 경제 여건을 확인한 후에 경기에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면서 "향후 3개월 내 6명의 금통위원 전원이 기준금리를 현재 3%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의 논의를 종합하면)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현시점에서는 대외요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한 번 쉬었다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