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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넘는다”…K-식품, 중국 ‘현지 생산·유통’으로 승부

식품안전·검역 협력 MOU…비관세 리스크 관리 채널 구축
대중국 수출 둔화 속 ‘현지 생산+유통 운영’ 전략 부상
삼양 자싱 공장·농심 4개 법인·CJ 현지화 브랜드로 공략 강화
서울 시내 대형 마트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대형 마트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과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내 식품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한령(限韓令) 완화에 대한 기대가 재부상한 가운데, 식품 분야에서 비관세 장벽 완화를 위한 제도적 협력 방안이 도출됐다는 점에서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중국 농식품 수출은 대외 변수에 따라 출렁였다. 사드 배치 이전인 2016년 10억9700만 달러였던 수출액은 갈등이 본격화된 2017년 9억8700만 달러로 줄며 약 10% 감소했다. 이후 회복 흐름을 거쳐 2022년 2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4년 1~11월 대중국 식품 수출액은 18억5740만 달러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업계는 중국 내 소비 환경 변화와 현지 경쟁 심화, 비관세 절차 부담이 겹치면서 과거와 같은 단순 수출 확대만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현지 생산과 유통 운영을 결합한 ‘내수형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정부는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국 해관총서와 식품 분야 협력 MOU 2건을 체결했다. 식품안전 관련 정보 교환과 부적합 사례 공유, 현지 실사 협조, 수출업체 등록 절차 지원 등이 담겼고, 자연산 수산물은 신규 등록 때 일부 위생평가를 줄이는 내용도 포함됐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식약처가 중국 정부에 수출 희망 업체의 제조·가공시설 등록을 일괄 요청할 수 있도록 협력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다만 이미 중국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춘 대형 업체들에는 당장의 ‘수출 확대’ 효과보다, 비관세 리스크를 관리할 공식 소통 창구가 생겼다는 의미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수출 기업인 삼양식품은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첫 해외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자싱 공장 투자 규모를 2014억 원에서 2072억 원으로 확대하고, 생산라인도 6개에서 8개로 늘렸다. 완공 목표는 2027년 1월이며, 생산 물량은 전량 중국 내수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삼양식품의 2025년 1~3분기 누적 기준 중국 매출은 4447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5.9%를 차지한다. 중국 시장의 수요가 상당한 만큼, 현지 내수 공급을 위한 생산 거점 구축이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농심은 상하이·선양·칭다오·연변 등 중국 내 4개 법인을 운영하며 현지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농심은 ‘비전 2030’을 통해 전체 해외 매출 비중을 61%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지난 2024년 중국 법인 매출은 전체 해외 매출의 12.3%를 차지한다. 중국 시장은 거점 지역을 바탕으로 유통·채널 운영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중국을 미주·일본과 함께 핵심 해외 시장으로 보고 베이징·칭다오·요성·장먼 등에 생산기지를 두고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워 공략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23년, 중국에서 현지 전용 브랜드 ‘러쿡(Le Cook)’을 론칭해 프리미엄 상온 파스타로 차별화해 누적 매출 90억원을 올렸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미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춘 대기업들에는 당장의 수출 확대 효과보다, 중국 시장 운영 리스크를 관리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제품 라인업 확대나 신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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