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5월 말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되면서 종합 주류 도매업자가 논알코올 음료를 주류와 함께 음식점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그 전까지는 논알코올 음료는 마트나 온라인 채널에서만 구매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일반 식당에서도 판매가 가능해진 만큼, 콜라, 사이다 등 음료수와 마찬가지로 음식에 곁들여 논알코올 음료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헬시 플레저’ 열풍과 맞물려 ‘논알코올’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표적인 논알코올 맥주 제품들의 특징은 무엇인지, 극미량의 알코올이라 함은 어느 정도 수준인 것인지, 구매 시 신분증 검사가 필요한 것인지 등 논알코올 맥주에 대한 궁금증도 여전히 존재한다. 알고 마시면 더 좋은 법. 논알코올 맥주에 대해 알면 유용한 정보를 정리했다.
◇논알코올(비알코올)VS무알코올
논알코올과 비알코올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데, 보통 0.05% 미만의 미량의 알코올이 검출되는 제품이다. 카스 0.0, 호가든 0.0, 하이네켄 0.0, 기네스 0.0 등이 논알코올 제품에 속한다. 무알코올은 알코올이 아예 없는 제품이다. 무알코올 대표 제품 중에서는 하이트 제로, 클라우드 제로 등이 있다.
◇알코올 제거 맥주VS맥주맛 음료
그렇다면 알코올 함량의 차이는 왜 발생할까. 바로 제조방식에서 기인한다. ‘논알코올(비알코올)’은 맥주와 동일한 발효 및 제조과정을 거쳐 맥주를 만든 후 알코올 분리 공법을 통해 알코올만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극미량의 알코올, 보통 0.01~0.05%가 남는 것이다. 카스 0.0, 하이네켄 0.0 등 논알코올은 맥주 제조사에서 제품을 만들어서 알코올을 제거한다. 반면 무알코올은 탄산 음료를 만드는 방식과 유사하다. 음료에 맥주와 비슷한 향을 첨가해 만드는 방식으로 ‘맥주맛 음료’로 보면 된다. 하이트 제로와 클라우드 제로는 각 사의 음료법인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알코올 함량 0.05%미만은 어느 수준일까
그럼 논알코올 음료에 들었다는 알코올함량(ABV) 0.05% 미만 수준의 알코올은 어떤 의미일까. 이 정도의 함량도 많이 마시면 취할 수 있는 걸까. 이런 궁금증으로 직접 논알코올 음료를 많이 마시는 실험을 해보는 소비자들도 있다고 한다. 사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에도 알코올이 미량 들어있는 경우는 흔하다.
한국인의 밥상에 매일 오르는 장류가 대표적이다. 된장, 간장, 고추장의 경우에도 미량의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발효식품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조 방식과 주정 첨가 여부에 따라 조사 샘플별로 차이를 보였지만 된장에는 0.45%, 간장은 1.11%, 고추장은 1.39%의 알코올이 평균적으로 검출되었다.
2016년에 독일 카이저 슬라우테른 공과 대학교 연구진들이 학술지에 발행한 ‘일반적인 식품에 들어 있는 알코올 함유량’을 조사한 논문에 따르면 잘 익은 바나나는 알코올함량(ABV)이 0.04%, 식빵은 0.1~0.3% 정도의 알코올이 들어있다고 한다.
모두 논알코올 맥주보다 함량이 많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빵이나 바나나, 된장, 고추장 등을 먹고 취하는 경우가 없듯 알코올 반응을 걱정할 정도의 함유량은 아니라는 뜻이다.
◇단, 미성년자에게는 판매 금지
알코올 반응도 없는 수준이고 법적으로 음료수로 분류된다면 ‘논알코올/무알코올’ 음료를 미성년자들이 마셔도 되는걸까. 아니다. 음료수이지만 ‘성인용 음료’로 분류되고 마트나 온라인에서 구매할 때도 성인인증이 필요하다. 식당에서 주문할 때도 미성년자에겐 판매가 금지된다.
◇본격 확장 기지개 펴는 국내 논알코올 시장
논알코올 음료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작년 한 해 업계 1위 맥주 브랜드 오비맥주에서도 유흥 시장을 타깃한 ‘카스 0.0’ 및 카스 ‘레몬 스퀴즈 0.0’ 병 제품을 출시하는 등 최근 몇 년 사이 본격적인 확대가 시작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논알코올 맥주시장 규모 또는 2021년 415억 원에서 2023년 644억 원으로 2년 만에 55.2% 성장한 가운데 2027년에는 946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되고 있다.
논알코올 음료 시장의 본격적인 확대가 시작된 만큼, 소비자들도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음주 트렌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건전한 음용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