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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지약 ‘미프진’ 국내 도입 추진 …관리 기준 마련 과제

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병용…국내 심사 범위 임신 9주 이내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 표준 진료지침 및 응급 대응체계 마련 요구
미페프리스톤 성분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진’ 200mg. 사진=엑셀진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미페프리스톤 성분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진’ 200mg. 사진=엑셀진 홈페이지

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인 ‘미프진’의 국내 정식 도입을 추진하면서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사용과 관리체계 마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도입 초기 2년간 의료기관 내 의사의 처방과 조제를 원칙으로 하는 관리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미프진과 관련해 “허용을 안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필요한 여성들이 해외 직구를 통해 복용하고, 사고도 나는데 방치하는 게 옳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건강 상태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도 있는데 법으로 반드시 몇 주까지라고 정하는 게 절대 진리는 아닌 것 같다”며 “의사의 양심과 전문적 재량에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관련 부처에 해결 방안 검토를 주문한 바 있다.

현재 국내 허가 심사 중인 임신중지 약물은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미페프리스톤을 먼저 복용하고 24시간에서 48시간 뒤 미소프로스톨을 투여하며, 투약 전에는 임신 주수와 자궁외임신 여부를 확인해야 된다. 복용 이후에도 7일에서 14일 이내 의료기관을 다시 방문해 임신중지 결과를 확인하도록 돼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심사 중인 사용 범위는 임신 9주 이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신 9주 이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해당 범위가 설정됐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임신 12주 이내 사용을 제시하고 있지만 각국의 의료환경과 임상 결과에 따라 사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약물 사용 전 임신 상태를 확인하고 복용 이후에도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한 만큼 국내 도입과 함께 구체적인 진료 및 사후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지난 22일 미프진을 단순히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임신중지 약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냈다. 약물 복용 과정에서는 자궁수축에 따른 복통과 출혈이 나타날 수 있으며 불완전 유산이나 임신이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약물치료 또는 수술적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의사회가 제시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자료에서는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 투여 환자의 약 85%에서 하나 이상의 이상반응이 보고됐으며 오심과 구토, 두통, 어지럼증 등이 주요 증상으로 제시됐다. 의사회는 출혈 자체는 약물 복용 과정에서 예상될 수 있지만 정상적인 출혈과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위험한 출혈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궁외임신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을 이용한 약물적 임신중지는 자궁내임신을 대상으로 하며 자궁외임신에는 효과가 없다. 약물 복용 뒤 나타나는 복통과 출혈은 자궁외임신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과 일부 겹친다. 불완전 유산이 발생하거나 임신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어 복용 이후 임신중지가 완료됐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의사회의 입장이다. 의사회는 이 같은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약물 도입에 앞서 구체적인 기준과 의료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과 별개로 국가가 별도의 기준 없이 책임을 개별 의사와 환자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의사회는 “약물 도입을 서두르기 전에 환자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법과 제도적 기준부터 마련하라”며 “명확한 법적 근거와 표준 진료지침, 응급 대응 및 사후관리 체계, 의료진 보호장치가 마련되는 즉시 여성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 마련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wangsw715@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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