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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민은행, '美 연준식' 금리 체계 도입 시사… 단기 금리 통제력 강화

판궁성 총재, 상하이 루자쭈이 포럼서 익일물 중심 통화정책 프레임워크 개편 언급
금리자율변동폭(금리화랑) 70bp→50bp 축소… 시장 유동성 예측 정확도 제고
이란 전쟁발 고유가 속 내수 부진 심화… 내년까지 기준금리 동결 전망 무게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 본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 본부. 사진=로이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처럼 '익일물(Overnight) 콜금리'를 핵심 기준금리로 삼는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로의 전환을 시사했다.
이는 다수의 복잡한 정책 수단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을 단순화해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보조를 맞추는 한편, 단기 자금 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상하이에서 열린 '루자쭈이 포럼'에 참석해 "향후 단기 금리 조절 메커니즘을 대폭 개선하고 적절한 시기에 임시 익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조작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이는 시장 내부에서 제기되던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중심축 이동 메커니즘을 공식화한 것으로, 현재 통화정책의 핵심 지표인 '7일물 역레포 금리'를 대체해 금융 시장 거래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익일물 금리를 실질적인 타깃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금리 변동 폭 제한하는 '금리 화랑' 50bp로 전격 축소… 유동성 관리 정밀화


인민은행은 이를 위해 임시 익일물 역레포 및 레포 조작을 고도화하고, 해당 금리를 기존 7일물 역레포 금리의 상하 25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포인트) 수준으로 고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시장 차입 비용의 상하한선 역할을 하는 '금리 화랑(Interest-rate Corridor)' 폭은 기존 70bp에서 50bp로 크게 좁혀지게 된다.

판 총재는 이번 개편의 목적에 대해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를 수량 중심에서 가격(금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단기 금리 조정의 정밀성과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기관들이 매일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거래를 결산하는 특성상, 변동 대역이 좁아진 익일물 닻(Anchor)이 도입되면 인민은행의 정책 의도가 전체 금융 시스템으로 전달되는 경로가 훨씬 신속하고 정확해진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베키 류 중국 거시전략 총괄은 "인민은행이 익일물 레포 금리를 사실상의 새로운 정책 금리로 삼는 화랑 프레임워크로 점진적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향후 중국 은행 간 금리의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주요국 수준의 통화 흐름 단순화… 2년 전 개혁의 연장선


이 같은 행보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시중은행 간 하루짜리 대출 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타깃 범위(현재 3.50%~3.75%)를 지정해 시장을 통제하는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인민은행은 약 2년 전부터 복잡하게 얽혀 있던 통화정책 도구들을 정리하고, 시장에 명확한 신호를 주기 위해 7일물 역레포 금리를 단일 핵심 기조로 설정하는 단순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번 발표는 단기 시장의 지배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한 최종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올해 1월부터 월간 보고서에 익일물 레포 금리와 7일물 정책 금리 간의 스프레드(격차) 분석을 포함하기 시작하는 등 사전 징후를 보여왔다. 특히 지난 5월 분기별 통화정책 보고서에서는 "익일물 금리가 정책 금리 근처에서 움직이도록 유도하겠다"고 공언하며 통화정책 기조를 '완만하고 느슨한 상태'로 유지하겠다고 재확인한 바 있다.
최근 시중 유동성 과잉으로 익일물 금리가 1.2%대까지 떨어지며 채권 시장 거품 우려가 커지자, 대형 국유은행들의 은행 간 자금 대출 규모를 통제하는 '창구 지도'를 통해 강제로 1.4% 수준까지 반등시킨 것도 새로운 프레임워크 안착을 위한 정지 작업이었다는 평가다.

이란 전쟁 여파에 기준금리 인하 전망은 '2027년'으로 일제히 후퇴


그러나 정교해진 금리 통제 도구와는 별개로, 중국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5월 7일물 정책 금리를 1.4%로 10bp 인하한 이후 현재까지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시장 경제학자들이 기대했던 연간 40~60bp 수준의 과감한 대폭 인하 카드와는 거리가 먼 행보다.

특히 최근 발생한 이란 전쟁과 그로 인한 국제 유가 폭등 여파로 중국 내 생산자물가(공장출고가) 상승 압력이 커지자, 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 경제학자들은 인민은행의 차기 기준금리 인하 시점 예측을 당초 올해 말에서 오는 2027년 이후로 대거 미루고 나섰다.

물가 상승압력 때문에 선뜻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반면 이번 주 발표된 중국의 소비 지출 및 고정자산 투자 데이터는 코로나19 시기만큼 위축되어 심각한 경기 둔화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 완화 압박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방어라는 사면초가에 몰린 인민은행이 이번 '연준식 금리 체계' 도입을 통해 경기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금융 안정을 도모하려는 고육책을 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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