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내수 침체에 얼어붙은 中 경제… 인민은행, 경기 부양할 ‘빅 카드’ 만지작

소매판매(0.2%)·부동산투자(-13.7%) 일제히 ‘쇼크’… 고정자산 투자마저 다시 감소세 전환
미·중 정상회담 직후 터진 거시 지표 악재… 하이테크 수출 외에는 내수 심폐소생 급선무
전문가 “수출만으론 한계 뚜렷… 연간 5% 성장률 사수 위해 추가 금리 인하 및 재정 투입 압박”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 본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 본부. 사진=로이터
중국 경제의 심장인 내수 시장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이징에서 만나 위태로운 무역 휴전선을 다진 지 불과 며칠 만에, 가혹한 내부 거시경제 성적표가 공개됐다.
대외적인 수출 전선은 AI와 하이테크 섹터를 중심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으나, 내부 소비와 투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암흑기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중국 거시경제가 ‘두 개의 경제(외화내빈)’로 쪼개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4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부동산 투자 등 핵심 경제 지표가 일제히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PBOC)과 베이징 정책 입안자들의 경기 진단 및 추가 부양책 마련을 위한 고민도 한층 깊어지게 됐다.

소비·투자·산업 생산 ‘트리플 쇼크’… 부동산 잔혹사 지속


이번 발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중국 가계의 소비 심리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소매판매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2%까지 추락한 점이다.

지난 3월(1.7% 증가)의 미미한 성장세마저 지켜내지 못했으며, 블룸버그와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2.0%)를 완전히 비껴갔다. 이는 상하이 도시 봉쇄 등으로 경제가 완전히 멈춰 섰던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내수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1.6% 폭락한 점이 직격탄이 됐다.

올해 1~4월 누적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6% 축소되며 다시 감소세(Contraction)로 돌아섰다. 첫 3개월(1~3월) 동안 1.7% 증가하며 반등 신호를 보내는 듯했으나, 한 달 만에 기세가 꺾였다. 수년째 이어진 고질적인 부동산 위기로 인해 1~4월 부동산 투자가 무려 13.7%나 급감한 여파다.

철강, 시멘트 등 전통 굴뚝 산업의 부진으로 4월 산업생산 성장률 역시 전월(5.7%)보다 크게 후퇴한 4.1%에 머물렀다.

글로벌 경제 분석 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중국이 미는 하이테크 섹터가 독주하고 있으나, 전통 제조업과 부동산 시장의 광범위한 침체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임이 드러났다”며 “이러한 지표 부진이 이어질 경우 베이징 당국이 설정한 2026년 전체 GDP 성장률 목표치(4.5%~5.0%) 달성에 심각한 하방 위험이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중 무역 휴전으로 ‘외풍’ 막았지만… 내수 심폐소생이 최우선 과제


최근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매년 최소 17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사들이고 일부 관세를 상호 인하하는 선에서 '무역 전쟁 급한 불'을 끈 것도 이러한 내부 경제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내수 소비가 무너진 상황에서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라는 추가 외풍까지 맞을 경우 경제가 걷잡을 수 없이 붕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역 협정으로 대외 수출 노선을 일부 방어했다고 해서 내수 침체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프리차드 중국 경제 책임자는 “정부가 대대적으로 추진한 소비재 보상판매(트레이드인) 프로그램의 약발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멸했고, 가계가 지갑을 완전히 닫은 채 생계형 서비스 지출로만 연명하고 있다”며 내부 부양책의 대대적인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인민은행, ‘기준금리 인하 및 재정 투입’ 빅 카드 만지작


시장 전문가들은 당초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 등의 예측대로 인민은행이 마진 방어를 위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았으나, 이번 4월 지표 쇼크로 인해 베이징의 셈법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 경착륙을 막기 위해 인민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전격 인하하거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추가로 낮춰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빅 카드'를 던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가 애널리스트들은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중국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이 간신히 보합세로 돌아섰으나, 기업 대출 수요 자체가 약화되고 있어 정부가 강제로 돈을 푸는 재정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내수 진작 없이는 미·중 관계 안정화나 첨단 반도체 국산화의 성과도 빛이 바랠 수 있는 만큼, 중국 지도부가 조만간 시장의 판도를 바꿀 초강력 내수 부양책을 추가로 발송할지 전 세계 자본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