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일 파워, 美 TVA 부지에 초대형 원전 시동… 글로벌 공급망 재편
루마니아 FID 완료로 상업화 진입… '아이다호 취소 잔혹사' 극복하고 금융 리스크 넘을까
루마니아 FID 완료로 상업화 진입… '아이다호 취소 잔혹사' 극복하고 금융 리스크 넘을까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소형모듈원전(SMR) 설계기업 뉴스케일 파워가 자국 최대 공공 전력 사업자의 부지를 확보하고 초대형 원전 건설에 나선다. 이번 프로젝트는 뉴스케일 SMR(모듈당 약 77MW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70~80기 규모에 해당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단일 프로그램 기준 세계 최대 수준이다.
심플리 월스트리트(Simply Wall St)는 지난 26일(현지시각) 뉴스케일 파워가 공동 개발사인 에너트라1(ENTRA1) 에너지, 발전소 운영 및 전력 수송을 맡을 테네시계곡개발청(TVA)과 함께 미국 내 최대 6GW(기가와트) 규모의 SMR 발전 용량 구축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루마니아 도이세슈티 SMR 프로젝트의 최종투자결정(FID)도 완료했다.
기술 검증 단계를 넘어 대규모 상업화 물량을 확보함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한국 원전 공급망 기업의 실질적 수주 잭팟이 가시화되고 있다.
초대형 '6GW 멀티 프로젝트' 확보… 실증 단계 벗어난 SMR 시장
사업 구조를 보면 금융 주도형 특수목적법인(SPC)이자 독점 개발사인 에너트라1이 프로젝트 전반 자본 조달과 시행을 맡고, 뉴스케일 파워가 SMR 기술을 공급하며, 공공 전력 유틸리티 기관인 TVA가 부지 제공과 최종 전력 인수를 담당하는 형태다. 매출 발생 전 단계에 머물던 뉴스케일 파워가 장기적 운영 기준을 증명할 확실한 대형 수요처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크다.
유럽 교두보인 루마니아 SMR 사업의 최종투자결정 통과 역시 미국 설계 기술이 해외 시장에서 상용화 단계에 전격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단순 구상을 넘어 실제 본 공사 발주 체제로 전환되면서 글로벌 SMR 시장의 개막을 알렸다.
두산 원자로·현대 EPC '돈 버는 구조' 구체화… 'FOAK·소송'은 걸림돌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유일한 설계 인증을 보유한 뉴스케일 파워가 독주 체제를 굳히면서 한국 원전 생태계의 실질적 수혜 규모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뉴스케일 파워는 프라마톰, 두산에너빌리티 등 글로벌 파트너와 원전 핵심 부품 및 핵연료 공급망 준비 작업을 본격화했다. 일반적으로 SMR 건설에서 주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사업비의 30~40%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SMR 건설 단가를 kW당 6000~1만 달러(약 904만~1507만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6GW 전체 프로젝트 규모는 수십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주기기인 원자로 모듈 독점 공급권을 쥔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가능 규모는 수조 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시공 역량을 갖춘 현대건설의 EPC(설계·조달·시공) 참여 가능성과 한전KPS·한전기술의 후속 설계 및 시운전·정비 전방위 참여 기회도 열렸다.
다만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리스크 요인은 과거보다 정교해졌다. 뉴스케일 파워는 지난 2023년 아이다호 유틸리티 시스템(UAMPS) 프로젝트 추진 당시,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최초호기(FOAK) 비용 통제 실패로 사업이 무산된 자취가 있다. SMR은 초기 대규모 자본 투입(CAPEX) 비중이 높아 금리에 지극히 민감하다. 심플리 월스트리트는 뉴스케일 파워가 여전히 매출 창출 전 단계이며 향후 3년 동안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을 내놓았다.
여기에 사업 개발 파트너인 에너트라1의 자본 조달 능력이 아직 시장에서 완벽히 검증되지 않았고, 뉴스케일 파워가 에너트라1과의 관계를 불투명하게 공시했다는 이유로 주주 집단소송에 직면한 점도 금융 변수다. 향후 전력구매계약(PPA) 단가가 손익분기점을 밑돌 경우 자산수익률(IRR)이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다.
국내 한 원전 수출 금융 관계자는 "과거 아이다호 프로젝트 취소 사례에서 보듯 SMR의 진짜 장벽은 기술이 아닌 자금"이라며 "민간 자본 중심의 에너트라1이 조 단위 신용 보증과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적기에 일으키는지가 한국 공급망 기업들의 실제 실적 인식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짚었다.
단기 자금 조달 여부가 핵심… 중장기 공급망 주도권 주목
단기적으로는 에너트라1이 대규모 건설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하는지, TVA와의 최종 PPA가 어떤 단가 조건으로 조기에 성사되는지가 뉴스케일 파워와 국내 관련 주가 흐름을 결정할 핵심 지표다. 루마니아 현지 거점이 단순 금융 논의를 넘어 실제 굴착 등 착공 활동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도 실질적 수주 인식을 위한 관전 포인트다.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전력 대란 속에서 SMR이 대형 원전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원전 기업들은 미국 주도 공급망 안에서 단순 하청 기지를 넘어 지분 투자와 독점 공급권을 결합한 핵심 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미국 중심의 청정에너지 안보 동맹이 상업화 궤도에 오르면서 한국 원전 산업은 단순한 정책 수혜주를 넘어 글로벌 실적주로 체질을 전환하고 있다. 결국 차세대 SMR 투자 성패는 원자로의 기술력이 아니라 금융 조달과 계약 체결 속도가 가를 전망이다.
국내 원전 투자자 핵심 체크포인트
첫째, 에너트라1의 PF 자금 조달 및 TVA 최종 PPA 단가 타결 여부다. 초기 CAPEX 비중이 높은 SMR 특성상 개발사의 자본 유치 속도와 kWh당 목표 단가 확보가 프로젝트 손익분기점(BEP) 달성의 핵심이다.
둘째, 주주 집단소송 추이와 과거 아이다호(FOAK) 비용 상승 트라우마 극복이다. 미국 법원의 소송 리스크 통제 여부와 고금리 기조 속 자재비 상승에 따른 최초호기 건설 비용 통제 능력이 기업가치 훼손을 방지할 분수령이다.
셋째, 두산·현대건설 등 국내 기업의 주기기 수주 계약서 날인 시점도 중요하다. 단순 MOU나 프로젝트 발표를 넘어 수조 원대 원자로 모듈 및 EPC 본계약 체결이 확정되어야 국내 기자재 업체의 수주 잔고와 매출 인식이 본격화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