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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업 영향력 막강…경영 개입 가능성 고조"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19-12-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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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기업에 대한 영향력이 막강, 앞으로 경영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5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작년 말 현재 국민연금이 주식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는 716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연금은 19개 상장기업의 최대주주이고, 150개 기업의 2대주주, 59개 기업의 3대주주, 24개 기업의 4대주주, 14개 기업의 5대주주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연금이 최대주주가 되는 부담을 피해 2대 주주로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패턴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이 시총의 7%로 가장 높았던 2017년에도 비슷했다.

한경연은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이 19개 상장기업의 최대주주인 경우는 해외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라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4개 회원국 중, 공적연기금이 최대주주인 경우는 뉴질랜드 1건, 덴마크 6건 정도다.

핀란드나 네덜란드는 공적연금이 아닌, 공적연금의 지급·운용 등을 담당하는 민간보험회사나 운용기관이 최대주주인 경우로서, 국민연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증권회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영향력도 큰 것으로 지적됐다.

국민연금은 올해 9월 말 현재, 국내주식 투자액 122조3000억 원 가운데 45.5%인 55조7000억 원을 44개 증권회사에 위탁·운용 중인데, 국민연금의 거래 증권회사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이나 주주권 행사 향방이 증권회사나 기관투자가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개별 상장기업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배력도 높다.

자본시장법에서 경영권 개입이 가능한 주식보유 비중을 5%로 보는데,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2018년 12월 31일 및 2017년 12월 31일 공시 기준)은 투자대상 716개의 38.1%인 273개에 달했다.

제도적으로도 국민연금이 증시와 개별 상장기업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

국민연금은 보유지분의 의결권을 별다른 제한 없이 100% 행사할 수 있다.

또,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데 이어, 행사를 구체화하기 위한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 도입을 논의 중이다.

해외에서는 공적연금의 국내기업 주식보유 비중을 제한하고 공적연기금의 증시 영향력을 차단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경연은 앞으로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시장과 개별기업에 대한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정부가 입법 예고한 자본시장법 및 상법 시행령 개정안(5% 공시의무 완화, 사외이사 결격요건 강화, 공시요건 강화 등)은 그동안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는 데 방해가 되어 왔던 장벽을 제거하고 기업 지배구조에 국민연금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