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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중부고속도로, 국토부-충북도 '샅바싸움'에 재포장 하세월

호법~남이분기점 78㎞ 구간 콘크리트 도로면 포트홀 빈발, 도로공사 아스팔트로 메우기 급급
재포장 리모델링 계획 마련했지만 두 기관 '도로확장' 대립 발목잡혀 '땜질보수 악순환' 불가피
업계 "임시처방은 쉽게 파손돼 미봉책 불과, 예산 낭비에 사고위험 방치 행위...대책마련 시급"

김철훈 기자

기사입력 : 2019-12-04 09:05

11월 28일 중부고속도로 하행선 호법JC와 일죽IC 사이에 부분 아스팔트 보강공사를 한 흔적 5~6곳이 보인다. 사진=김철훈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11월 28일 중부고속도로 하행선 호법JC와 일죽IC 사이에 부분 아스팔트 보강공사를 한 흔적 5~6곳이 보인다. 사진=김철훈 기자
경기 하남~충북 충주를 잇는 중부고속도로의 일부 구간 도로에 잦은 포트홀(침식 웅덩이)이 발생해 사고 우려가 높아짐에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의견 대립으로 앞으로 1년 이상을 ‘땜질 처방’에 의존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와 지자체의 ‘고래 싸움’에 꼬박꼬박 도로통행세를 내면서도 사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운전자의 ‘새우등’이 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3일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중부고속도로 호법분기점(경기 이천시 호법면 안평리)~남이분기점(충북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78.5㎞ 구간은 포트홀 발생과 부분 보수가 빈번해 '누더기 고속도로'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국내 콘크리트 고속도로 2호로 총연장 117㎞인 중부고속도로의 해당 구간 도로면은 포트홀 발생 위험이 높아 전면 재포장 공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지만, 도로공사는 포트홀 발생 부위에만 임시 재포장, 즉 ‘땜질 보수’만 반복하고 있다는 실정이다.

도로공사 측은 지난 1987년 개통된 이후 30년 이상 운영돼 온터라 대대적인 보수작업이 필요하지만 통행차량이 많은데다 공사 소요시간과 비용 등을 감안해 도로면 굳히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콘크리트 대신 아스팔트를 덮는 방식으로 재포장 작업을 해 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콘크리트 위에 10㎝ 두께로 덮인 아스팔트 재포장 부분이 화물차 무게, 빗물 침투 등으로 쉽게 파손되면서 포트홀 발생이 빈발하고 있고, 그때마다 해당 부위만 똑같은 방식으로 임시보수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본지 취재기자가 문제의 호법분기점~일죽나들목(경기 안성시 일죽면 월정리) 구간을 방문해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결과, 구간 도로 곳곳에는 잦은 땜질 보수공사로 마치 누더기옷처럼 보이는 도로면이 많았다.

현장에는 지름 30~50㎝, 깊이 5㎝ 안팎 크기의 크고 작은 포트홀이 곳곳에 드러나 있어 야간 운전 시 대형사고 위험이 우려됐다.

11월 28일 중부고속도로 하행선 호법JC와 일죽IC 사이에 아스팔트 포장 일부를 절삭해 보수공사를 한 부분에 다시 균열이 보인다. 사진=김철훈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11월 28일 중부고속도로 하행선 호법JC와 일죽IC 사이에 아스팔트 포장 일부를 절삭해 보수공사를 한 부분에 다시 균열이 보인다. 사진=김철훈 기자

사고위험을 걱정하는 민원이 많아지자 도로공사는 아스팔트를 부분 땜질이 아니라 도로면 전체를 아스팔트로 재포장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사업계획도 수립해 놓았다.

그러나 이같은 도로공사의 중부고속도로 전면 아스팔트 재포장 계획은 국토교통부와 충북도의 의견 충돌로 사업계획을 마련해 놓고도 현재 착수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3선 충북도지사로 당선된 이시종 지사는 1980년대 청와대 건설교통 행정관도 지냈던 정통관료이자 2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충북도 지역발전을 위한 핵심 공약의 하나로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지사의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총 1조 원의 국비를 투입해 호법JC~남이JC 구간을 기존 4차선에서 6차선으로 넓히는 내용이다. 이 구간은 다른 구간과 달리 4차선에 불과해 병목현상과 차량정체가 빈번하다.

이같은 충북도의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에 국토부는 반대하고 있다. 오는 2022년부터 제2경부고속도로가 뚫리면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건설업계와 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미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의 타당성조사를 마치고 비용 대비 편익지수가 1보다 낮아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욱이 지난 1월 정부는 경제성보다는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전국의 총 23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을 대거 확정했지만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은 포함되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부고속도로 관리운영 기관인 도로공사는 전면 재포장 공사를 했다가 충북도의 확장이 결정되면 자칫 새 포장을 다시 걷어내야 하는 '이중공사'의 예산낭비 우려가 있어 사업 착수를 주저하고 있다.

또한, 전면 리모델링 사업비도 도로공사가 충당해야 하는데 현재 도로공사의 재무 여건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공사 측의 설명이다.

도로공사 충북본부 관계자는 “국토부와 충북도의 입장이 너무 완고해 앞으로 최소 1년 이상은 사업 전망을 예측하기 어렵고, 비용 낭비를 막기 위해 당분간 부분 보수공사만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난처한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땜질 보수’ 작업이야말로 예산 낭비이고, 운전자 사고 위험을 키우는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트홀이 생긴 곳만 그때마다 땜질 처방하면 금방 다시 파손되기 때문에 오히려 혈세 낭비”라고 지적하며 “고속도로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정부, 지자체, 도로공사가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11월 28일 중부고속도로 하행선 호법JC와 일죽IC 사이에 아스팔트 포장이 파손된 부분이 보인다. 사진=김철훈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11월 28일 중부고속도로 하행선 호법JC와 일죽IC 사이에 아스팔트 포장이 파손된 부분이 보인다. 사진=김철훈 기자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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