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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마법같은 동화적 가치…화가의 詩心 자극

[미래의 한류스타(35)] 이우 김영자 서양화가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기사입력 : 2018-02-2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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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작 'Lively', 33.3x22.0cm, oil on canvas, 2018
그미의 그림에서 시 내음이 풀풀 새어 나왔다/ 귀 기울이며 동화가 익어가길 기다리는 정갈한 시간들/ 첫사랑의 설렘을 춤추는 보라와 노랑/ 눈감으면 분홍빛 유희가 휘감던 산과 들 사이/ 까만 눈동자의 선한 아이들이 토해놓은 작은 이야기들/ 아스라이 사라져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 맑게 떨어지던 물방울 위에 핀 무지개/ 투명한 유리 창 사이로 보이던 나지막한 들꽃들/ 초록을 감아 쥔 계곡의 나무들/ 추억을 보석처럼 깔아놓고/ 포도 알처럼 들어차는 생의 찬가

김영자(金英孜, Kim Young Ja)는 임인년 이월 스무 나흗날(음력), 대전 오류동에서 아버지 김주현, 어머니 김영옥의 2남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대전 유성구에 있는 진잠초등, 진잠중, 대전여고, 공주교대를 거쳐 초등학교 교사가 된다. 보석함 속의 꿈을 접고 부모님들의 소박한 뜻에 따라 부임한 초등학교, 문경은 투박한 사투리와 거친 산, 맑은 계곡이 나그네를 맞이하였다. 장수들이 뜻을 펼친 이곳에서의 생활은 자신을 성찰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

그녀는 자신의 호, 이우(利羽)를 좋아한다. 작은 깃털이라고 하지만 그녀는 호랑이해에 태어난 진정한 호랑이의 품격을 지니고 있다. 이웃 상주에서 수련 과정을 더 거친 다음, 십여 년 만에 평택에 터를 잡은 이우는 과정의 소중함과 일상의 아름다움을 소재로 그림 동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아득한 기억의 저편, 흩어진 바닷가의 비린내와 거친 들판의 땀 냄새를 잘 알고 있는 그녀는 초록빛 우아함으로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절박한 기억을 환기시킨다.

2남2녀 중 장녀로 태어나

공주교대 거쳐 초등교사로

자신의 호 '이우' 좋아해

진정한 호랑이 품격 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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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작 'Lively', 162.2×130.3cm , oil on canvas 2018

아이들을 유난히 사랑했던 이우가 화가가 된 동기는 좀 특별하다.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를 길러주기 위해서이다. 5시에 퇴근해서 7시부터 11시까지의 강행군, 소묘와 드로잉 같은 기초 작업에서 시작한 그림공부는 늦게 출발한 만큼 집중력을 발휘했다. 아이들을 만날 때는 늘 즐거웠고, 그들을 소재로 하면서 그들에게서 에너지를 얻었다. 아이들은 이우의 그림 속에서 꽃이 되고 여인이 되어갔다. 그녀의 그림일기는 마법 같은 동화적 가치를 지녔다.

계절의 순환은 모든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다. 이우가 계절과 일상에서 찾은 작품들은 ‘굿모닝 2018’, ‘새해 첫날’, ‘lively’, ‘봄나들이’, ‘꽃마중’, ‘여름비’, ‘둥근달’, ‘비가 온다’, ‘함박눈 내린 날’, ‘맑은 해를 기다리다’를 들 수 있다. 이때의 감흥은 ‘비밀일기’에 담겨 화가의 시심을 자극하고, 시가 되었다. 이우는 ‘폭풍속으로’ 자신을 던지는 무모함을 피하고, 내 안에 흐르는 혁명의 피를 가슴에 간직하고, 자신의 숙성을 키우는 자양분으로 삼았다.

이우는 서양화가 노광에게서 사실적 풍경화를 배웠다. 그녀는 사실적 풍경묘사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풍경으로 발전시켜 나갔고, 구상에서 추상으로 그림의 방향을 바꾸었다. 20여 년간 작업한 이우의 작품은 숱한 수상 실적을 올렸다. 4년 전부터 본격 작가에 길에 들어선 그녀, 초기에는 분홍 판타지를 연출하는 보라와 깊고 푸른 여명의 청색을 주조색으로 삼았지만 지금은 해바라기처럼 햇빛 속에 빛나는 노랑을 바탕색으로 많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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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작 'Mine', 40.9×53.0cm, oil on canva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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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작 '나의 여행', 90.9×72.7cm oil on canvas, 2016

일상, 두려움, 추억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은 ‘마루’, ‘검정 고무신’, ‘하교길’, ‘스케이트 타기’, ‘못치기’, ‘예방주사 맞는 날’, ‘병원가는 길’, ‘까치’, ‘화단에서’ 등에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구상적 제목에 담은 추상은 감상자들에게 추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이음새의 역할을 한다. 이우는 거창한 구호 속에 휩쓸려가는 우매함을 피하고, 자신의 주관과 느낌을 고스란히 살려, 건너편의 시선을 끌어와 자신의 소박함과 견주도록 하는 배려심을 보여준다.

틈날 때마다 접한 가고 싶은 곳과 가보지 못한 미지의 길에 대한 동경은 ‘제주는 지금’, ‘우도 앞바다’,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등에 나타나고, 연민과 갈등에 대한 두려움 등은 ‘새로운 시작의 날’, ‘갈등’, ‘그럴 수 있을까?’, ‘포올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참 다행이다’ 등에서 구체화 된다. 이우의 들꽃 하나, 들풀 하나, 작은 새 한 마리, 힘없는 동물 등에 대한 가없는 연민은 시인과 동화작가의 가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보살행을 품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우는 자신의 삶, 자신의 그림여행을 그림일기 ‘나의 여행’에 담는다. 그녀의 그림은 늘 자연 존중이 바탕이 된다. 「나의 여행은/ 어렴풋 떠오르는 어린 날의 기억에서 시작되어/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지의 날까지 이어지는 길 위에 있다// 흐린 안개 속 같은 기억들은/ 영롱하게 반짝이는 이슬 속에서 선명하게 다가왔다.// 구불구불한 등굣길 논둑을 걸을 때면/ 고개를 숙인 벼이삭 알알이 매달려/ 이제 막 떠오르는 햇살에 영롱하게 빛나던 물방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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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작 '나의여행', 91.0 ×116.8cm oil on canva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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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작 '봄을 기다리다-여명', 60.6-72.7 cm oil on canvas,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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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작 '여명-그 날은 우리에게', F-oil on canvas, 2013

천상 여인이다. 아이들의 선한 마음을 닮은 이우의 러브스토리의 순수는 ‘사랑해’, ‘눈맞춤’, ‘사랑할 때’, ‘같이 갈까?’, ‘동반자’, ‘꿈꾸는 신부’, ‘나는 Me’, ‘삶은 마음 먹은대로’의 궤적에 신비함을 타고 묘사되어 있다. 현재와 과거는 연결되고, 미래에 대한 동화적 판타지는 ‘날아 오르다’, ‘사탕 한 알’, ‘마루치 아라치’, ‘공주가 되고 싶은 공주’, ‘그림동화’가 펼쳐진다. 이제 서양화가 이우는 ‘나의 작품 Mine에 대하여’를 밝히고 ‘Lively’로 ‘삶의 환희’를 노래한다.

자연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놀라움과 경이로 가득 찬 세상이 열리고, 그 기억은 자신의 창작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도구가 되었음을 밝힌다. 「…손끝으로 꾹 누르면/ ‘톡’소리를 내며 벌어지던 코스모스 꽃봉오리// 새벽 논둑길 혼자 걷는 길에/ 메아리치던 발소리에 놀라 튀어 오르는 개구리들// 모두/ 흐린 기억 저편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가/ 살그머니 다가와 생명의 입김을 불어넣어 생기를 되찾게 한다.// 행복한 기억과 함께 하는 추억의 장/ 나의 여행」

화가가 된 동기는 특별

아이들에게 창조적 사고 심기

서양화가 노광에게 풍경화 배워

구상에서 추상으로 그림방향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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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작 '행복바라기-그 겨울햇살', 116.8×91.0, oil on canvas,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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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작 '행복바라기', 97.0x130.3, oil on canvas, 2009
이우가 펼치는 그림 인문학의 화두는 ‘Lively’와 ‘Mine’이다. ‘Lively’는 첫 만남의 설렘과 삶에게 보내는 역동적 메시지이며, ‘Mine’은 물방울과 여인의 아름다운 어울림, 그 이미지의 조화로움으로 탄생되는 세상이다. 그녀의 작품 속 선형은 부드럽고 청순하며, 편안하고 화려하고, 여성적이지만 강렬하고, 경쾌한 활동적 이미지를 담고 있다. 보라와 진청의 배합은 조화와 몽환적 여인의 이미지가 어울려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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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이우 김영자

이우 김영자. 이영재 감독의 <내마음의 풍금>에서 홍연을 떠올리는 서양화가다. 그미의 그림 속에는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여인으로 살아온 세월의 흔적이 과장없이 묘사되어 있다. 모든 것이 늦었다. 그래서 그녀의 그림은 진성성이 담보되어 있다. 이제 이 세상의 모든 들풀과 야생화 벗들이 축복하는 그림들이 활짝 피어 그녀를 축복하고 있다. 유년의 추억을 시심에 담아 일상의 변화에 주목하며 그린 그녀의 그림들로 그녀는 세월의 깊이를 알고 있는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색다른 한류스타가 될 것이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장석용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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