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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시대의 종말 ①] 파피루스부터 알요금제까지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

기사입력 : 2017-12-2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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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1981년 8월 1일 0시 1분(미국 동부시간). 온종일 24시간 스테레오 영상과 음악을 송출하는 MTV가 개국했다. 뮤직비디오 시대를 열어 젖혔던 MTV가 최초로 내보낸 뮤직비디오는 영국의 2인조 그룹 버글스(Buggles)의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Video killed the radio star). 최근 IT업계에도 비슷한 찬가가 울려 퍼진다. ‘비디오가 텍스트 스타를 죽인다(Video will kill the text star). 편집자 주

① 파피루스부터 알요금제까지

② CNPD, 콘텐츠와 UX로 헤쳐모여
③ 주류와 비주류의 패러다임 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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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콘텐츠 유통장이자 광고매체가 된 구글 유튜브. 유튜브의 부상은 문자의 몰락과 궤를 같이 한다. 이제 한국청소년들에게는 네이버 녹색 검색창보다는 유튜브의 빨간 플레이버튼이 더 친숙하다.

올해 네이버 최다 검색어는 PC에서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였다. 톱20 내에는 이 외에도 ‘아프리카티비 (14위)’가 이름을 올렸으며 유튜브의 오타인 ‘유투브’도 18위를 차지했다. 모바일에선 날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카카오에서도 유튜브는 3위에 올랐다.

청소년층의 인기 검색어 결과에선 지난 2016년 1월부터 검색어 모든 구간에서 유튜브가 선두를 차지했다. 대학생 세대에서는 아프리카티비가 1위였다. 텍스트 기반의 포털사이트는 동영상사이트로 거쳐가는 디딤돌로 사용되는 모습이다.

유튜브의 강세는 유독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 Z세대에서 강하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의 지난 11월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세대별 사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10대와 20대 등에서 유튜브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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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는 모바일에서 유튜브를 네이버보다 5배 더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네이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보다 뒤쳐져있다. 사진=와이즈앱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의 지난 11월 설문조사에선 유튜브 사용시간은 10대가 가장 높았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사용시간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네이버는 10대에서는 4위, 20대에서는 3위, 30대에서는 2위, 40대에서는 1위를 차지해 중년층일수록 동영상 대신 문자 기반의 포털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Z세대는 1965~1979년 출생한 X세대, 1980년대 이후 출생한 Y세대와도 결이 다르다. X세대와 Y세대가 전통적 아날로그 매체를 경험한 후 디지털로 넘어간 것과 달리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과 호흡한 진정한 의미에서의 ‘디지털 1세대’다. X세대와 Y세대가 서로간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친교를 쌓았던 ‘알 요금제’ 세대라면 Z세대는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공유하기 위해 데이터 무제한을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Z세대는 문자보단 동영상 기반의 콘텐츠에 더 익숙하다고 입을 모은다.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4년 81.5%에 달했던 13~19세 독서 인구 비율(2009년 이전 자료는 만 15세 이상, 2011년 이후 자료는 만 13세 이상)은 올해 73.8%까지 하락했다. 20~29세 사이도 2004년에는 독서인구 비율이 82.1%에 달했으나 올해에는 70.4% 하락했다. 10대와 20대 10명 중 3명은 1년에 책을 1권도 읽지 않는 것이다.

Z세대들의 문자 기피 현상은 그들의 지적 탐구욕이 저하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학습의 매개체로 문자가 아닌 동영상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최재걸 검색 리더는 지난 10월 데뷰(DEVEIW) 개발자 행사에서 “10대들은 글보다 동영상으로 배운다. 하우투(방법)에 대한 질의 대응이 늦어 유튜브로 많은 이용자가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그간 지식이란 점토판, 양피지, 파피루스 그리고 포털 검색창 등 매체를 통해 문자를 통해 계승돼왔다. 하지만 6000년간 지속돼온 문자 독주의 시대가 끝나려는 징후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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