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지난 15일(한국 시각)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망 중립성 폐지 결정이 전 세계 인터넷에 미칠 영향에 대하여 깊이 우려한다”며 “(망중립성은) 인터넷을 통한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 등 기본적인 인권 가치를 확산시키고, 혁신과 경쟁, 개방성과 다양성을 발현하고 확대하는데 기여해왔다”고 말했다.
협회는 “미국의 자국 내 정치 환경 변화에 따른 급격한 통신 정책 변경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한국으로 망중립성 폐지가 번질 위험에 대해 걱정을 표했다.
망 중립성(Network Neutrality) 원칙이란 통신망 제공사업자가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고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내용이다. 모든 네트워크 사업자와 정부들은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사용자, 내용, 플랫폼, 장비, 전송 방식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해서는 안된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는 2015년 제정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망중립성을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망 중립성 폐기안을 표결에 붙여 3대 2로 통과시켰다. 5명의 FCC 위원 가운데 공화당 추천 인사 3명이 찬성하면서 폐기안이 통과된 것이다.
망 중립성 폐기에 대한 현지 언론의 반응은 극명하게 나뉜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페이스북, 구글, 넷플릭스,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은 더욱 강력해 질 것”이라며 “수수료 지불 능력이 떨어지는 소규모 IT 업체만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IT 전문매체 더 버지는 “미디어 산업에 빨간 불이 켜진 날”이라면서 “힘이 막강해진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가 미디어 회사를 합병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FCC의 망중립성 폐지가 우리나라 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글로벌 인터넷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로레이팅(데이터사용료 무료) 활성화 등 영향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