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서울의 재건축발 전세난까지 겹친 현 시점을 놓고 볼때 일부 전문가들은 추가 대책의 효력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0.41% 올라 전주(0.29%) 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달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 주간 상승률이 0.32%였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책의 약발이 다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더욱이 지난 20일에는 6000여가구에 달하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주민이주가 시작되면서 서울의 주택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전세대란을 예고하고 있어 대혼란이 예상된다.
실제 부동114 정보업체에 따르면 7월 3주 강동구의 전셋값은 전주보다 1.0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월 2주 전세가 상승률(0.44%)보다 두 배 이상 큰 폭으로 오른 수치다.
강동구는 올 초까지만 해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규모 분양으로 '역전세난'을 겪었다. 실제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강동구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단지는 전세가가 최대 300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둔촌주공 재건축 이주가 확정된 지난 5월부터 전세 물량이 급속도로 팔려 나갔다.
강동구 고덕동 인근 K부동산 관계자는 "문의전화는 넘쳐나는데 전세 물량이 없다"며 "하남, 남양주 등 강동구 인근 지역에서도 전세 물량을 찾기 어려워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강동구발 전세대란은 일부 지역의 일시적인 수급문제 차원이 아니다. 강남구의 개포주공 4단지(2840가구)와 1단지(5040가구) 등 8000여가구에 달하는 재건축 이주 수요도 맞물리면서 서울 동남부권을 비롯해 전역으로 전세대란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재인 정부의 추가 대책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특히 대책 강도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받은 6.19 대책도 시행 한달여만에 바닥을 드러낸 상황에서 웬만한 규제 강도가 아니고서는 사실상 현재 시장 분위기를 잠재우기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다음달 추가 대책이 나와도 서울의 주택시장 열기를 식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전세대란의 경우 정부의 대책 보다는 시장의 수급 현황에 더 민감한 만큼 당분간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6.19 대책이 신규 분양시장 및 재건축 등 투기 성격을 띈 시장으로 영역을 한정한 만큼 추가 대책에서는 전월세 등의 주거안정 보완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6.19 대책은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만큼 박근혜 정부와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라도 예상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했지만 효과는 미비했다"며 "차기 대책의 경우 주거안정과 더 밀접한 전월세 시장에 대한 간접적인 보완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항일 기자 hijoe7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