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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 美 연준 이사, 9월 금리 동결 쪽으로 선회

“물가 둔화 이어지면 현 3.50~3.75% 유지 지지”
워시 매파 기조와 온도차…8월 물가가 최종 변수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물가상승세가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8월 물가가 다시 강하게 나오면 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며 선택지를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오는 15~16일(이하 현지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매파적 입장과 온도차를 드러내면서 연준 내부의 정책 방향을 둘러싼 의견 차이도 한층 뚜렷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월러 이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2주 동안 발표될 경제지표가 최근의 물가 둔화 흐름을 이어간다면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데 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3.50~3.75%다.

월러 이사는 “최근 데이터는 마침내 디스인플레이션의 일부 징후가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8월 물가에서 이러한 개선이 일시적인 것으로 나타날 경우 9월 FOMC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 3개월 근원물가 4.76%→3.05%로 둔화

월러 이사가 동결 쪽으로 기운 가장 큰 이유는 최근 물가 흐름이다.

연준이 통화정책 판단에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7월 전월 대비 0.2% 올랐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도 0.2% 상승했다.

월러 이사는 특히 최근 3개월간 근원물가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3개월 기준 근원 인플레이션은 지난 2월 연율 4.76%에서 7월 3.05%까지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연준의 목표인 2%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지만 하락 속도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7월 근원 PCE 상승분의 약 절반이 실제 시장가격이 아니라 추정치를 이용하는 ‘비시장 서비스’ 항목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월러 이사는 이러한 항목을 제외하면 기조적인 물가 흐름은 공식 근원물가 수치보다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 상무부가 주식 거래 관련 수수료 등의 산정 방식을 변경하면 12개월 PCE 물가상승률 자체가 수십bp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 고용시장은 “만족스러운 상태”


미국 노동시장에 대해서도 긴급하게 금리를 올려야 할 이유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올해 7월까지 미국의 월평균 신규 고용은 약 6만명으로 집계됐다. 월러 이사는 순이민 감소로 노동력 증가 속도가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노동시장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7월 실업률은 4.1%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해고와 신규 실업수당 청구 역시 낮은 수준이다.

월러 이사는 경제활동과 노동시장이 모두 양호한 만큼 현재 통화정책 판단의 핵심은 고용보다 물가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는 4일 발표될 예정이다.

◇ 유가·관세·AI는 물가 상승 위험


월러 이사가 인플레이션 위험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다시 상승해 올해 초보다 크게 높은 수준에 있고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기술제품 가격에 압력을 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추가 관세 인상 가능성 역시 물가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을 비롯한 지정학적 위험, 무역정책, AI가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생산성 증가를 감안한 임금상승률은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 2%를 향해 낮아지는 것과 대체로 부합한다고 봤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도 아직 크게 상승하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 워시와 온도차…9월 FOMC 표결 주목


월러 이사의 발언은 최근 연준 내부에서 높아진 금리 인상론과 대비된다.

워시 연준 의장은 물가를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추가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7월 FOMC에서도 12명의 투표권자 가운데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 3명이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당시 월러 이사는 동결에 찬성했다.

그는 3일 현재의 통화정책이 총수요를 ‘약간’ 억제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물가 둔화가 중단된다면 큰 폭의 긴축이 아니더라도 소폭의 금리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월러 이사의 9월 표결은 앞으로 나올 8월 물가에 좌우될 전망이다.

그는 물가가 계속 2% 목표를 향해 진전한다면 현 수준의 기준금리 유지를 지지하겠지만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금리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FT는 월러 이사의 발언이 9월 FOMC를 앞두고 연준 내부의 정책 견해가 갈리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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