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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업 실적낙관 15년 만에 최고, 증시는 제자리

S&P500 전망 상향이 하향 웃돌아…호실적에도 주가 반응은 둔화
뉴욕증권거래소가 위치한 미국 뉴욕의 금융지구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뉴욕증권거래소가 위치한 미국 뉴욕의 금융지구 전경. 사진=로이터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15년 만에 가장 낙관적인 수준으로 개선됐지만 증시는 뚜렷한 랠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이익 전망은 상향 조정되고 있으나 주가에는 이미 상당한 기대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후파이낸스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가운데 이익 전망을 높인 기업이 낮춘 기업보다 많아졌고, 그 격차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자료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고 2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월가에서는 통상 실적 발표 기간에 다음 분기 전망을 낮추는 경향이 있으나 이번에는 반대로 2026년과 2027년 이익 추정치를 높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야후파이낸스는 이같이 전했다.

◇예상 웃돈 기업 93%

실적 발표 내용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시장데이터 제공업체 펀드스트랫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약 9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7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 실적과 예상치 사이의 차이도 컸다. 금융시장 해설가 마이크 자카디는 이번 실적 서프라이즈 폭을 15.5%로 평가했다.

실제 발표 실적과 아직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의 추정치를 합친 혼합 이익 증가율은 약 25%로 집계됐다. 이대로라면 S&P500 기업들은 두 분기 연속 20%가 넘는 이익 증가율을 기록하게 된다.

◇빅테크 밖으로 확산된 실적 개선

실적 개선은 대형 기술주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매그니피센트7을 제외한 S&P500의 나머지 493개 종목도 23% 수준의 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강한 흐름이다.

주요 기여 기업도 빅테크 밖으로 넓어졌다. 마이크론, 셰브런, 엑손모빌, 브로드컴 등이 S&P500 이익 성장의 주요 기여 기업으로 꼽혔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매그니피센트7에 속하지 않는다.

오프닝벨데일리의 필 로젠은 팩트셋 추정치를 인용해 “올해 말에는 매그니피센트7보다 나머지 493개 종목의 이익 성장세가 더 앞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그동안 미국 증시를 이끌어온 인공지능(AI) 대형 기술주 중심 장세가 더 넓은 기업군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는 대목이다.

◇호실적에도 주가 반응은 미지근

문제는 주가 반응이다.

이 정도 실적 신호라면 보통 증시 랠리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번에는 아직 뚜렷한 상승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S&P500지수는 여름이 시작된 시점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AI 관련주에서 자금이 빠져나오고 업종 간 순환매가 이어지면서 지수 상승 탄력이 제한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증시를 끌어올린 AI 주도주가 쉬어가자 강한 실적 지표도 곧바로 지수 상승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기업별 반응도 예전과 다르다. 팩트셋에 따르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는 실적 발표 전후 평균 0.1% 하락했다. 최근 5년 평균으로는 호실적 기업 주가가 평균 1% 상승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

주가가 실적 호조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이유로는 이미 높아진 밸류에이션이 꼽힌다.

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를 웃돈다. 이는 최근 5년과 10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실적 전망이 좋아진 것은 강세론을 지탱하는 요인이지만, 더 이상 시장에 뜻밖의 호재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기업 이익이 좋아도 주가가 추가로 오르려면 현재 주가에 반영된 기대를 넘어서는 더 강한 증거가 필요해졌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보기 드물게 밝아졌지만 시장은 아직 이를 본격적인 랠리로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강한 이익 증가세가 높은 밸류에이션과 AI 주도주 조정 부담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미국 증시의 다음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고 야후파이낸스는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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