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드라·산타바바라 법정 공방 종식…K9 자주포 플랫폼 현지 생산 유기적 결합 탄력
대법원 행정소송 취하로 ‘법적 리스크’ 완벽 해소…‘K-방산’ 유럽 영토 확장 본궤도
대법원 행정소송 취하로 ‘법적 리스크’ 완벽 해소…‘K-방산’ 유럽 영토 확장 본궤도
이미지 확대보기스페인 국방 방산 시장을 마비시켰던 초대형 법적 공방이 극적인 타협점을 찾으면서, 스페인 차세대 자주포 사업의 핵심 기술 공급처인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Hanwha Aerospace)의 현지화 사업이 거대한 날개를 달게 됐다. 스페인 최대 국방 기업 인드라(Indra)와 글로벌 방산 거인 제너럴 다이내믹스 유럽 지상시스템(GDELS)의 스페인 자회사 산타바바라 시스테마스(Santa Bárbara Sistemas·SBS)가 수개월간의 법정 다툼을 끝내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에 전격 합의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유력 일간지 ABC는 27일(현지 시각) 인드라와 산타바바라가 법원에서의 대립과 갈등을 뒤로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기술 이전을 골자로 하는 국방 획득 프로그램에 공동 참여하는 연합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막판 실무 협상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너럴 다이내믹스(GDELS) 측 관계자는 "현재 양사 간의 협상이 매우 긍정적이고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이를 공식 확인했다.
소송 철회로 한화의 '법적 불확실성' 제거
양사의 갈등은 스페인 육군의 현대화를 관통하는 두 개의 초대형 전략 사업에서 비롯됐다. 총 26억 8600만 유로가 배정된 '차륜형 자주포 시스템'과 45억 5400만 유로 규모의 '궤도형 자주포 시스템'이 그것으로, 두 사업을 합치면 무려 72억 유로(약 11조 원)를 웃도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스페인 국방부는 지난해 이 두 사업의 주계약자로 인드라와 에스크리바노(EM&E)의 임시기업연합(UTE)을 전격 낙점했다. 이에 지상 전투 차량 분야의 전통 강자였던 산타바바라 측은 입찰 과정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스페인 대법원(Tribunal Supremo)과 국립법원(Audiencia Nacional)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전면전을 벌여왔다. 그러나 이번 평화 협정이 최종 타결되는 대로 산타바바라는 법원에 제출한 소송을 즉각 취하해 분쟁을 공식 종식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사업 전반을 압박하던 법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플랫폼 공급 일정 역시 한층 정교하고 빠르게 전개될 동력을 얻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썬더' 독보적 위상 확인
이번 극적 타협은 스페인 육군이 도입할 궤도형 자주포의 원천 플랫폼 기술을 거머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독보적인 기술적·정무적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인드라는 해당 궤도형 자주포 계약을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공식 협력 계약을 맺고, 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한국의 'K9 썬더(Thunder)' 자주포 플랫폼을 도입해 이를 스페인 육군의 요구 조건에 맞춰 변형·생산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 사업에서 에스크리바노는 자주포 화포(포신) 제작을 담당하게 된다.
당초 인드라는 산타바바라에게 단순 하도급 공급업체 자리를 제안했으나, 산타바바라는 차량 선체 및 전통 무기 제조 분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을 공동 리드하는 파트너 지위를 요구하며 맞서왔다. 현재 방산 업계에서는 양사가 대등한 지분이나 인드라가 주도권을 쥔 형태의 합작법인(Joint Venture) 설립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번 동맹이 타결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기술을 이전받아 진행되는 자주포 현지 생산 체계는 산타바바라의 안달루시아 알칼라 데 과다이라(Alcalá de Guadaíra) 공장 등 스페인 국내의 기존 제조 인프라와 유기적으로 결합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한화는 스페인 내 최대 방산 제조 인프라를 아군으로 확보하며 안정적인 현지화 생산 라인을 가동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과거 인드라 경영진 시절 산타바바라 인수를 독단적으로 추진하다가 제너럴 다이내믹스 본사의 반대로 양사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으나, 신임 앙헬 시몬(Ángel Simón) 인드라 회장과 호세프 마리아 레카센스(Josep Maria Recasens) CEO 등 새로운 경영진이 취임한 이후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소통 기류가 흐르며 급물살을 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기술 이전을 바탕으로 한 스페인 자주포 사업은 소송 리스크를 완벽히 털어내고 본격적인 양산 궤도 위에 안착하게 됐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