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임원 “영어 쓰는 유럽 연합이 유리” 링크드인 도발에 현지 여론 역풍
한화 “다국어 유창, 문화 쐐기 박지 말라”…캐나다 전문가들 일제히 독일 비판 가세
한화 “다국어 유창, 문화 쐐기 박지 말라”…캐나다 전문가들 일제히 독일 비판 가세
이미지 확대보기캐나다 유력 일간지 글로벌 앤 메일(The Globe and Mail)은 25일(현지 시각) 잠수함 자체 건조에만 최대 300억 달러, 향후 수십 년간의 작전·유지보수에 500억 달러가 투입되는 캐나다 해군의 12척 규모 잠수함 사업에서 양국 후보 간의 마찰이 임계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우리는 영어가 공용어”…獨 임원의 '문화 생태계' 편가르기 논란
발단은 TKMS의 잠수함 영업 총괄 수석 부사장인 필립 쇤(Philipp Schön)이 최근 링크드인(LinkedIn)에 올린 게시물이었다. 쇤 부사장은 "캐나다는 향후 40년간 어느 '문화적 생태계(cultural ecosystem)'의 일부가 될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며, 독일과 노르웨이가 공동 개발 중인 '212CD형'은 처음부터 영어를 실무 공용어로 채택해 설계된 다국적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다. 영어가 공용어인 독일에 비해 한화오션의 'KSS-III'는 언어 장벽이 존재할 것이라는 노골적인 깎아내리기였다.
그는 "때로는 잠수함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인터페이스는 기계가 아닌 인간과 인간의 소통"이라며, 지난 5월 캐나다 방산전시회(CANSEC)에 전시된 한국 해군 KSS-III급 도산안창호함의 필리핀 및 캐나다 방문 기념패를 겨냥해 "내가 본 그 명패는 우정(Friendship)을 상징하지만, 우정과 통합(Integration)은 다르다"고 적어 논란을 자초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닐스 바이어 TKMS 대변인은 개인 의견이라며 선을 그었고, 쇤 부사장은 "특정 문화나 파트너를 폄하할 의도는 없었다"며 한발 물러섰다.
한화 "수학과 공학이 만국 공통어"…캐나다 정가·여론도 獨 일갈
글렌 코프랜드(Glenn Copeland) 한화 디펜스 캐나다 최고경영자(CEO)는 쇤 부사장의 발언에 대해 "유감스러우며 내가 경험한 독일의 모습과도 맞지 않는다"고 즉각 반박했다. 코프랜드 CEO는 "캐나다 잠수함 인도를 담당할 우리 팀은 영어는 물론 프랑스어, 일본어, 이탈리아어, 아랍어, 심지어 독일어까지 유창하게 구사한다"며 "최고의 군함과 잠수함을 인도하는 보편적인 언어는 공학과 수학"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한국 해군이 미군 주도의 환태평양훈련(RIMPAC) 등에서 영어권 우방국들과 완벽하게 연합 작전을 수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캐나다 현지의 안보·산업 전문가들 역시 독일 측의 문화적 편가르기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아시아태평양재단의 비나 나지불라(Vina Nadjibulla) 부사장은 "잠수함 결정을 '문화적 생태계'의 선택으로 틀을 잡는 것은 불필요하며, 긴밀한 파트너 사이에 인위적인 문화적 쐐기를 박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방산 제안은 문화적 호환성에 대한 가정이 아닌 기술적 능력과 산업적 이점, 장기적 가치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한화와 합작 투자를 다각도로 논의 중인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협회(APMA)의 플라비오 볼페(Flavio Volpe) 회장도 "지난 20년간 한국 대기업들과 일해왔지만 그들은 영어 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아마도 그(쇤 부사장)가 캐나다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만약 오타와(캐나다 정부)가 최종적으로 한화오션을 낙점한다면 캐나다는 사상 최초로 비서방 공급업체로부터 주요 무기 플랫폼을 구매하는 전례 없는 역사적 기록을 남기게 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