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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41도 폭염 쇼크… 지금 사야 할 수혜주는

기후변화로 낮 기온 3.5도 더 뜨거워져… 과학적 인과관계 첫 입증
삼성전자·LG전자, 유럽 에어컨 판매 두 자릿수 급증… 냉방·에너지 효율株 주목
에펠탑 맞은편 트로카데로 광장 앞 분수에 시민들이 뛰어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에펠탑 맞은편 트로카데로 광장 앞 분수에 시민들이 뛰어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지금 유럽을 강타한 6월 폭염은 아예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과학적 분석이 나왔다.
독일에서는 26일(현지시각)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 깨진 가운데, 스페인 엘 파이스(El País)는 같은 날 국제 기후분석 연구단체 세계기상원인분석(WWA·World Weather Attribution)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번 폭염은 50년 전 기후 조건에서라면 사실상 불가능했을 이상 기후"라고 보도했다.

독일 타게스슈피겔(Der Tagesspiegel)도 같은 날 독일 내 폭염 피해와 관측 기록 갱신 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독일 41.3도·스위스 38.8도… 관측 사상 최고 기록 잇달아 붕괴
독일 기상청(DWD)에 따르면 26일 오후 5시 자를란트주 자르브뤼켄-부르바흐 기상관측소에서 기온이 41.3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9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퇴니스포르스트와 뒤스부르크-배를에서 측정된 종전 최고 기록인 41.2도를 0.1도 웃도는 독일 역사상 최고 기온이다.

DWD 소속 기상학자 올리버 로이터는 독일 dpa 통신에 "이번 폭염은 3일 연속 40도를 넘어서는 등 면적과 지속 시간 면에서 사상 유례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스위스에서도 기록이 연달아 바뀌었다. 스위스 기상청 메테오슈바이스는 같은 날 바젤 기상관측소에서 38.8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897년 관측 개시 이래 6월 기준 최고치로, 불과 하루 전인 25일 경신된 종전 기록(36.9도, 1947년)을 하루 만에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스위스 원전 기업 악스포(Axpo)는 냉각수로 쓰이는 아레강 수온이 이틀 연속 25도를 기록하자 베츠나우 원자력발전소 내 두 원자로를 26일 오후 가동 중단했다.

독일 내에서는 야외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다. 2만 4000명이 참가 신청한 함부르크 하프마라톤이 폭염을 이유로 일요일 대회를 전면 취소했고, 뷔르템베르크 축구협회는 이번 주말 전 경기를 중단했다. 독일동물보호협회는 동물 운송 시 생명 위험이 커진다며 운송 잠정 중단을 촉구했다.

WWA "기후변화 없었다면 낮 기온 3.5도 낮았다"… 50년 전과의 격차 수치로 증명


임피리얼칼리지 런던 환경정책센터 소속 시어도어 키핑(Theodore Keeping) 박사가 이끄는 WWA 연구팀은 이번 서유럽 폭염에 대한 긴급 기후 원인 분석을 26일 공개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현재 기후 조건에서 기록된 주간 최고 기온은 50년 전인 1976년 기후 조건이었다면 약 3.5도 낮았을 것이며, 야간 최저 기온도 약 2.4도 낮았을 것으로 산출됐다.

연구팀은 "6월 이 수준의 폭염은 1976년 기후 조건에서는 사실상 발생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결론 내렸다.

2003년 당시 기후 조건과 비교해도 차이가 뚜렷했다. 23년 전 기후였다면 주간 기온은 2도, 야간 기온은 1.3도 낮은 수준에 그쳤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추산이다.

키핑 박사는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이번 6월 폭염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연구팀은 또 현재 시작 단계에 있는 엘니뇨가 이번 폭염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스페인 국가기상청(Aemet) 데이터를 보면 폭염의 계절적 이동도 뚜렷하다. 스페인 본토 기준으로 1975년부터 2000년까지 25년간 6월 폭염은 단 2회에 그쳤으나 2000년부터 2025년까지는 10회로 다섯 배 늘어났다. 키핑 박사는 "서유럽에서 6월은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기온이 오르는 달"이라고 강조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 사이먼 스티엘은 "기후 위기의 흔적이 곳곳에 새겨진 폭염"이라며 "석탄·석유·가스 연소 의존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이상 기후는 더 극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지역 사무처장 한스 헨리 P. 클루게도 "최근 4년간 유럽에서 폭염으로 숨진 사람이 20만 명을 넘고, 이는 피해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삼성·LG전자 유럽 에어컨 판매 두 자릿수 급증… 냉방·에너지 효율株 수혜 가시화


유럽 폭염은 한국기업들에 구조적 수혜로 이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 등 주요 유럽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에어컨 판매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6월 이후 기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냉방 성수기 동안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LG전자도 유럽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에어컨 생산라인을 4월부터 최대로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증시에서도 관련주가 즉각 반응했다. 냉난방·환기·공조(HVAC) 부품을 설계·공급하는 프랑스 건축자재 업체 생고뱅(Saint-Gobain)은 25일(현지시각) 2.2% 올랐고, 냉동·에어컨 장비 전문 도매업체인 스웨덴 베이어레프(Beijer Ref)는 전날 약 5% 급등에 이어 추가 상승했다.

모닝스타의 매슈 도넨 주식 리서치 총괄은 "유럽연합(EU) 건물의 85% 이상이 2001년 이전에 지어졌다"며 "현재의 폭염은 냉방 수요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건물 개보수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유럽의 에어컨 보급률은 약 20% 수준으로 아시아보다 크게 낮아 구조적 성장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한반도도 올여름 평년 이상 기온 전망… 엘니뇨 전환 변수


유럽의 이번 폭염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한반도의 올여름 전망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올 6~8월 한반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60%로 전망했으며, 주변 해수면 온도가 평년을 웃돌 확률은 80%로 제시했다.

미국 기후예측센터(CPC)는 올 5월에서 7월 사이 엘니뇨가 출현할 확률을 61%로 추산했다.

알리안츠(Allianz)가 올해 5월 28일 발표한 무역 위험 평가 보고서는 이같은 폭염이 반복될 경우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주요 유럽 경제국의 누적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5~7%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반면 냉방·단열, 재생에너지, 건강·안전 솔루션 관련 기업의 수요는 구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테마성 매매보다는 기후변화에 따른 냉방 인프라 교체 수요가 중장기 흐름으로 자리 잡는지를 확인한 뒤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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