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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서 드론 4발 발사…트럼프 "어리석은 휴전 위반"

이스라엘·레바논 틀 합의 서명, 헤즈볼라 거부로 이행 불투명
국제 유가 3~4% 급락…원유 통행 정상화 시계 또 늦춰져
이스라엘·레바논, 美 중재로 평화 기본합의안 서명.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스라엘·레바논, 美 중재로 평화 기본합의안 서명. 사진=연합뉴스

중동 휴전 체제를 뒤흔드는 이중 충격이 6월 26일(현지시각) 하루에 터졌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선박에 드론 공격을 감행한 가운데,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레바논 '기본 틀 합의' 서명이 이뤄졌으나 헤즈볼라의 즉각적인 거부로 실질적 이행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로이터·CNN·CBS뉴스 등 주요 외신이 26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했다.

드론 4발…화물선 갑판 직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향해 최소 4발의 일방향 공격 드론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중 하나가 크고 매우 비싼 화물선 상갑판에 정통으로 명중했다. 피해가 발생했지만 선박은 항해를 계속했다. 우리가 나머지 드론 3발을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명백히 우리 휴전 합의를 위반하는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타격을 받은 선박은 대만 에버그린 마린이 운영하는 싱가포르 선적 에버 러블리(Ever Lovely)호로, 영국 해군 기구 UKMTO가 권고한 오만 연안 항로를 항해하던 중 피격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고 선박은 해협을 빠져나왔다.

이란은 자국과의 사전 협의 없이 오만 연안 남부 항로를 이용하려 한 외국 유조선 3척도 차단해 돌려보냈다고 이란 국영방송 IRIB가 보도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이 지정한 북부 항로만이 합법적인 통과 경로"라고 주장했다. 이란 외무부 카젬 가리바바디 법무차관보는 소셜미디어에 "이란의 연안국 지위를 고려하지 않은 모호한 합의나 이란과 협의 없는 평행 항로를 통한 안전 통과는 보장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기자들이 이란에 대한 대응 방침을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두고 보면 알 것"이라고만 답했다. 기자단의 거듭된 질문에 그는 "그들이 어제 공격을 감행한 것, 실제로는 4발 중 우리가 3발을 격추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비싼 선박이었다. 그들은 그러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이번 공격 직후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 대피 작전을 일시 중단했다.

IMO 사무총장 아르세니오 도밍게스는 화상 기자회견에서 "화요일 이후 3일 반 동안 115척, 2500명의 선원이 안전하게 해협을 빠져나갔다"고 밝히면서도, 아직 500척 이상이 대피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란, 미국, 오만과 안전 보장 재확인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장이 확인되는 즉시 대피 재개 준비가 돼 있다"고 그는 말했지만 재개 시점은 못 박지 못했다.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클리플러(Kpler)에 따르면 해협 통과 선박은 전날 70척에서 사고 당일 54척으로 줄었고, 공격 이후 하루 동안 14척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제 유가는 이날 하루에만 3~4% 급락했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 기준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은 배럴당 73~74달러(약 11만 2113~1만 3649원) 선에서 거래됐다.

싱가포르 원유 시장 분석업체 스파르타의 수석 애널리스트 준 고(June Goh)는 알자지라에 "이번 공격은 미·이란 휴전이 얼마나 취약한 상태인지를 시장에 다시금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이스라엘·레바논 틀 합의…헤즈볼라 "내전 벌여야 이행 가능"


같은 날 워싱턴 국무부에서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미국의 중재로 기본 틀 합의에 서명했다. 이스라엘 대사 예키엘 레이터와 레바논 대사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국무부 법률고문 대니얼 홀러가 서명자로 나섰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서명식에서 "지금은 '시작의 시작'"이라며 "앞에 놓인 과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합의의 핵심은 이스라엘군이 점령 중인 레바논 남부 두 곳에서 우선 시범 철수(파일럿 존)를 실시하고, 레바논 군대가 해당 지역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한 곳은 리타니강 북쪽, 다른 한 곳은 남쪽에 위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동시에 "헤즈볼라가 무장 해제를 이행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은 레바논 안보 지대에 계속 머문다"고 못 박았다.

레바논 나왈 살람 총리는 합의 목표가 "이스라엘의 모든 레바논 영토 철수와 주권 회복"이라고 X에 밝혔다. 레바논 대통령 조셉 아운도 "레바논 땅 전부에 대한 레바논 주권 하에 사람들이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이란의 역내 영향력을 우회적으로 배격했다.

헤즈볼라 의원 하산 파들랄라는 즉각 합의를 거부하며 "레바논 당국이 이 합의를 이행하려면 미국의 지원을 받아 내전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친이란 방송 알마야딘에 말했다.

알자지라는 "헤즈볼라의 동의 없이는 이 합의는 이행되지 않는다. 레바논 군대 단독으로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할 능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60일 협상 시계, 다시 흔들리나


이번 드론 공격과 호르무즈 긴장 재고조는 지난 6월 17일 미국과 이란이 베르사유 궁전에서 서명한 양해각서(MOU)를 근저에서 흔드는 사태로 평가된다. MOU는 60일간의 협상을 거쳐 핵 프로그램 폐기 등 최종 합의를 도출하는 일정을 담고 있다.

파키스탄과 카타르 중재단은 직접 협상이 다음 주 재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이 호르무즈 통제권을 공세적으로 밀어붙이고, 헤즈볼라가 레바논 합의를 정면 거부하는 상황에서 60일 협상 기한 내 포괄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26일 "이란의 핵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검증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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