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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랠리, 메모리 게임 체인저 되나… 투자자가 봐야 할 3가지

미국 정치권 지원·월가 호평에 장중 1조 달러 돌파… DRAM 강세장 2027년까지 지속 전망
국내 메모리 대장주 동반 상승… 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 경쟁 격화 속 과열 논란도 제기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장중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507조 원) 벽을 넘어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장중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507조 원) 벽을 넘어섰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장중 시가총액 1조 달러(1507조 원) 벽을 넘어섰다.

배런스와 로이터 등은 26(현지시각) 마이크론 주가가 장중 한때 19.2% 급등한 904.64달러(136만원)까지 치솟으며 뉴욕증시의 상승세를 견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보조금 지원을 받는 마이크론의 질주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해 온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한다. 다만 이 같은 주가 급등이 단기 수급에 따른 것인지, 펀더멘털 변화인지를 두고 시장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주가 상승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축이 미국 본토로 부분적 이동 조짐을 보여주는 재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시장 일각에서는 급격한 주가 폭등에 따른 과열 논란도 동시에 제기된다.

초당적 반도체 육성 기조 등에 업은 마이크론, 2000억 달러 투자로 한국 추격

마이크론이 장중 시총 1조 달러 안착을 시도할 수 있었던 일차적 배경에는 미국 정치권의 강력한 지지가 자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주 서펀에서 열린 유세 연설에서 마이크론의 대규모 본토 투자를 치하하며 행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기존 바이든 전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정책과 맞물리며 미국의 초당적 산업 육성 기조가 한층 강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인텔 등 파운드리 분야에 집중되던 미국의 보조금 혜택이 메모리 대표 주자인 마이크론으로 이어지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마이크론은 미국 뉴욕주 클레이에 20년간 최대 1000억 달러(150조 원)를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올해 초 착공한 이 공장은 오는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설정했다. 마이크론이 발표한 미국 내 연구개발(R&D) 및 제조 시설 확충을 위한 총투자 규모는 2000억 달러(301조 원)에 달한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집행이 가시화되면서 마이크론의 설비투자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UBS 목표주가 1625달러 기습 상향… 구조적 체질 개선 진입한 DRAM 시장


글로벌 투자은행 유비에스(UBS)의 티모시 아큐리 분석가는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기존 535달러(80만 원)에서 1625달러(244만 원)로 상향 조정하는 파격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마이크론의 2029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주가수익비율(PER) 15배를 적용한 수치다. 현재 마이크론의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8.4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월가에서는 여전히 고성장세 대비 저평가 상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현물가격 비중이 높아 공급 과잉에 따른 급락 사이클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천수답 구조였다. 그러나 AI 혁명은 시장의 구조적 체질 개선을 이끌어내고 있다. 아큐리 분석가는 전체 디램(DRAM) 시장의 30% 수준이 현재 가격 부근에서 장기 공급 계약(LTA)으로 묶일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메모리 기업들이 과거보다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체질 개선은 국내 기업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이날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5.7%, 삼성전자는 2.2% 상승하며 마이크론발 호재를 공유했다. 삼성전자가 노사 간 보너스 지급안에 잠정 합의하며 생산 차질 우려를 털어낸 점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했다.

LTA 비중 확대, 이익 변동성 완화와 PER 멀티플 재평가의 지렛대


디램(DRAM) 시장의 30%가 장기 공급 계약(LTA)으로 전환되는 구조적 변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Re-rating)를 이끄는 실질적 동력으로 작용한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현물 가격(Spot Price) 급락에 따라 실적이 널뛰며 주가수익비율(PER) 멀티플이 10배 미만으로 제약받는 구조였다.

그러나 LTA 비중 확대는 공급 과잉 시기에도 가격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 고질적인 이익 변동성을 완화한다. 이는 빅테크 중심의 안정적인 펀더멘털을 입증하여 월가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높은 PER 밴드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다만 고점 부근에서 가격 상방이 제한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어, 기술 격차를 통한 추가 프리미엄 확보가 병행되어야 온전한 재평가가 완성될 전망이다.

단기적 주도권 유지 속 중장기 공급망 재편 리스크 주시해야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의 향방을 단기와 중장기로 나누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기적으로는 한국 기업들이 당장 불리하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압도적인 기술 격차와 엔비디아 중심의 타이트한 공급망 구조 덕분이다.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에서 세 업체의 공조와 경쟁은 당분간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하며, 오는 2027년까지 디램 강세장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그러나 중장기 관점에서는 공급망 재편에 따른 위기감이 상존한다. 마이크론이 미국 정부의 지원을 무기로 2030년부터 양산을 본격화하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점유율은 일부 잠식될 수 있다. 특히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본토 부품 채택 비율을 높일 경우 장기적인 수출 전선에 변수가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AI 서버용 부품의 실제 수주 현황과 미국 내 설비투자 집행 속도를 상시 점검하며 균형 잡힌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 특히 단기 주가 급등 국면에서는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 괴리를 점검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첫째, 빅테크 기업의 장기 공급 계약(LTA) 비중 추이를 상시 점검해야 한다. 계약 비중 증가는 가격 안정성을 높여 급격한 다운사이클 리스크를 방어하는 핵심 지표다.

둘째, 엔비디아 '베라 루빈'HBM4 공급 테스트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차세대 제품의 수주 성패는 국내 반도체 대장주들의 하반기 실적 및 주가방향과 직결된다.

셋째, 마이크론 클레이 공장의 설비투자(CAPEX) 집행 속도도 중요하다. 본토 양산 시점의 가속화 여부는 중장기 공급 충격 및 한국 기업의 점유율에 영향을 준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기술적 진보와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라는 두 가지 축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으며, 장기 계약을 통한 펀더멘털 강화를 확인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열쇠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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