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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FA-50 운명 걸렸다… 흔들리는 유럽 ‘6세대 전투기 동맹’에 KAI 웃는 이유

1000억 유로 'FCAS' 와해 가능성 고조… 에어버스·사브 '플랜B' 모색에 지각변동
"2030년 전력 공백 메워라"… 유럽산 지연 속 '납기·단가' 앞세운 한국산 수혜 분수령
유럽 6세대 전투기 동맹(FCAS)이 프랑스와 독일 간 기술 주도권 충돌로 흔들리면서, 전력 공백을 노린 한국산 전투기 수출 기회가 현실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에어버스가 스웨덴 사브와의 공동개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유럽 항공방산 지형의 전면 재편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6세대 전투기 동맹(FCAS)이 프랑스와 독일 간 기술 주도권 충돌로 흔들리면서, 전력 공백을 노린 한국산 전투기 수출 기회가 현실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에어버스가 스웨덴 사브와의 공동개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유럽 항공방산 지형의 전면 재편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유럽 6세대 전투기 동맹(FCAS)이 프랑스와 독일 간 기술 주도권 충돌로 흔들리면서, 전력 공백을 노린 한국산 전투기 수출 기회가 현실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에어버스가 스웨덴 사브와의 공동개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유럽 항공방산 지형의 전면 재편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번 분열 시나리오는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고민하는 폴란드, 핀란드 등 유럽 국가들의 선택지를 변화시켜 한국항공우주산업(KAI)KF-21 FA-50 수출 전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술 주도권 싸움에 멈춘 1000억 유로 프로젝트


국방 전문 매체 유라시아타임스는 29(현지시각) 에어버스 디펜스앤드스페이스가 프랑스 다소 항공과의 핵심 기술 제어권 분쟁이 장기화하자 스웨덴 사브와 손잡고 '플랜 B' 구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FCAS는 차세대 전투기(NGF)와 무인 드론, 전투 클라우드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총사업비 1000억 유로(175746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국방 프로젝트다.
당초 프랑스 다소가 유인 전투기 개발을 주도하고 에어버스가 원격 지원 드론과 스텔스 기술을 맡기로 합의했으나, 세부 작업 분담과 제어권 확보를 두고 두 기업은 1년 넘게 대치를 이어왔다. 다소 측이 전투기 독자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지분 양보를 거부하자, 에어버스는 스웨덴과의 대안 동맹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다만 현재 단계는 에어버스와 사브 간의 공식 계약이 아닌 대안 탐색 수준의 초기 협의 단계다.

미하엘 쉘호른 에어버스 디펜스 CEO는 지난 27일 독일 뮌헨 인근 만칭 사업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6세대 전투기 개발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며 사브를 유력 파트너로 거론했다. 에어버스는 이미 스웨덴 및 독일 정부와 비공개 실무 회담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브·에어버스 동맹 가능성…유럽 시장 지각변동과 틈새 수요


독일과 에어버스가 스웨덴 사브를 대안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부상한 배경에는 복잡한 지정학적 셈법이 작용했다. 영국이 이탈리아, 일본과 함께 차세대 항공 전투 프로그램(GCAP)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스웨덴은 독자적인 차세대 전투기 개념 연구를 위해 지난해 10월 사브에 27600만 달러(4159억 원) 규모의 계약을 발주했다. 에어버스는 사브가 가진 그리펜 전투기 제조 경험과 센서 기술력을 활용해 다소의 공백을 메운다는 구상이다.

독일 정계도 이 같은 변화를 뒷받침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 1월 말 프랑스와의 전투기 공동 설계가 무산되더라도 드론과 국방 네트워크 등 공통 시스템 구축 체계는 유지할 것이라며 사실상 독자 전투기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총괄 CEO 역시 유럽 통합 아키텍처 아래 두 개의 서로 다른 전투기를 개발하는 시나리오를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대립각이 깊어지는 가운데, 프랑스 다소의 에릭 트라피에 CEO"독자적인 전투기 설계 역량을 갖춘 프랑스가 사업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단독 개발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프랑스가 라팔 전투기의 성공을 바탕으로 독자 행보를 강행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한다.

이처럼 유럽 방산 동맹의 분열 가능성은 폴란드와 핀란드 등 전력 현대화가 시급한 국가들의 셈법을 흔들고 있다. 핀란드는 미 록히드마틴의 F-35를 선택했으나 천문학적인 유지비 탓에 하이·로우(High-Low) 믹스 개념의 보조 전력 확보가 절실하다.

이미 FA-50 48대를 도입하며 한국산 플랫폼의 신뢰성을 확인한 폴란드는 하이급 기종인 F-35와 미들급 보조 기종 사이의 전력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F-35 도입만으로 전체 공군 기동 규모를 유지하기 어려운 유럽 국가들이 이른바 '세컨드 티어(Second Tier) 전투기' 수요를 키우는 배경이다.

KAI KF-21·FA-50 수출 전선, 정량적 기회와 블록화 리스크

유럽 항공방산의 전력화 지연 시나리오는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의 수출 전략에 강력한 모멘텀을 제공한다. 유럽의 6세대 전투기 출현 시기가 당초 목표인 2040년대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2030년 이전 노후 기종 교체가 시급한 국가들에 KF-21은 가장 즉시 투입 가능한 현실적인 신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KF-212026년부터 본격적인 양산 궤도에 진입해 2028년까지 초기 물량을 신속히 전력화할 수 있는 타임라인을 확보했다. 대당 도입 단가 역시 F-35(8000~1억 달러)나 유럽산 4.5세대 기종(라팔·유로파이터 약 1억 달러 이상) 대비 60~70% 수준의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FA-50의 전술적 가치도 재평가받고 있다. 폴란드 수출을 통해 입증된 신속한 납기 속도와 안정적인 후속 군수지원 역량은 FA-50을 단순 경공격기가 아닌 유럽 국가들이 '저비용 공군 구조'를 설계할 때 핵심 축으로 기능하게 만든다. 전술 입문 훈련기부터 다목적 플랫폼까지 아우르는 확장성이 강점이다.

반면 중장기적인 구조적 리스크도 한층 날카로워졌다. 독일·스페인·스웨덴 연합체와 프랑스가 각각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 체제를 굳힐 경우 유럽 내 방산 시장의 블록화가 극대화될 수 있다. 공동개발 참여국을 중심으로 "외산 플랫폼 배제 및 자국 방산 보호" 기조가 강화되면 한국산 항공 무기체계의 진입 장벽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방산업계에서는 단기 전력 공백기를 포착한 공격적 영업과 함께, 유럽 현지 업체들과의 가치 사슬 연계를 통한 블록화 우회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4대 핵심 체크포인트


국내 방산 기업의 주가와 실적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지표는 네 가지다.

첫째, 6ILA 베를린 에어쇼의 NGF 최종 합의 여부다. 프랑스와 독일의 타협이 끝내 불발될 경우 유럽 방산의 재편과 독자 노선 구축이 공식화되며 한국 방산에 단기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둘째, 사브의 개념 연구가 끝나는 2027년까지의 계약 동향이다. 에어버스와 사브의 공식 계약 체결 여부 및 사업비 분담 비율은 유럽 내 새로운 항공방산 블록의 규모와 영향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셋째, KAI의 유럽 마케팅 거점 확보 및 FA-50 인도 실적이다. 동유럽 향 후속 물량의 성공적인 인도는 한국 방산의 신뢰도를 입증해 KF-21 추가 수출의 발판이 된다.

넷째, 미국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의 승인 변수다. KF-21FA-50은 미국산 핵심 부품 및 기술 의존도가 높아, 유럽 수출 시 미국의 제3국 수출 승인(E/L) 획득 여부가 프로젝트 가시성을 결정짓는 최대 리스크 요인이다.

유럽 방산 동맹의 균열은 단기적으로는 한국 방산에 수출 기회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유럽 중심의 방산 블록화에 따른 진입장벽 상승이라는 이중 구조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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