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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에 안 판다… 벤츠, 중국서 27% 급락에도 '콧대' 세운 이유

켈레니우스 회장 "가격 전쟁 참전은 수익 파괴… 브랜드 유산으로 정면승부"
2027년까지 신차 7종 투입, '모멘타'와 손잡고 자율주행 현지화에 사활
올라 켈레니우스(Ola Kaellenius)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올라 켈레니우스(Ola Kaellenius)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중국 전기차 시장발 무분별한 가격 인하 경쟁이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까지 뒤흔드는 가운데,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브랜드 가치 사수'를 선언하며 차별화 노선을 분명히 했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24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벤츠는 이번 베이징 국제 모터쇼를 기점으로 단순한 물량 공세가 아닌 기술 혁신과 현지 최적화 전략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출혈 경쟁은 지양"… 판매량 급감에도 수익성 방어 배수진


올라 켈레니우스(Ola Kaellenius)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은 모터쇼 개막 전날 현지 기자들과 만나 중국 시장의 치열한 경쟁 환경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특히 켈레니우스 회장은 "중국 브랜드들이 주도하는 가격 전쟁에 결코 끌려가지 않겠다"며 "경제적 타당성이 낮다면 하위 세그먼트의 판매량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브랜드의 품격을 지킬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러한 강경한 태도는 최근 벤츠가 처한 위기 상황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는다. 실제로 벤츠의 올해 1분기 중국 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나 급감하며 큰 폭의 하방 압력을 받았다.

BYD 등 중국 현지 업체들이 저가형 모델을 넘어 100만 위안(한화 약 2억 1610만 원)이 넘는 럭셔리 시장까지 정조준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츠는 단기적인 점유율 회복을 위해 가격을 깎는 방식 대신,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메이드 인 차이나' 뛰어넘는 현지화… 2027년까지 신차 7종 투입

벤츠는 점유율 반등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현지 밀착형 제품 개발'을 내세웠다. 오는 2027년까지 중국 시장에 특화된 신모델 7종을 순차적으로 투입해 공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전기 SUV 'GLC'는 중국 고객의 세밀한 취향을 반영해 오직 중국 시장에서만 판매되는 전용 버전 두 가지를 포함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지 테크 기업과의 동맹도 구체화했다. 벤츠는 중국의 자율주행 유니콘 기업 '모멘타(Momenta)'와 협력해 중국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켈레니우스 회장은 "젊은 중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충성도보다 최신 기술 경험을 중시한다"고 진단하면서도 "전통과 품격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은 착각이며, 기술 중심 시장에서도 벤츠의 유산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바퀴 달린 스마트폰' 시대, 벤츠의 생존 시나리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벤츠의 행보를 두고 "전통의 명가가 겪는 가장 혹독한 시험대"라고 평가한다.

과거 중국은 독일차의 안정적인 수익원이었으나, 이제는 인공지능(AI) 기술력을 앞세운 현지 업체들이 시장의 게임 법칙을 완전히 재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벤츠가 공급망의 상당 부분을 현지화하고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을 두고, 관세 장벽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는 동시에 중국의 빠른 제품 교체 주기를 따라잡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다.

벤츠가 강조한 '브랜드 헤리티지'가 소프트웨어 최적화에 민감한 중국 MZ세대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구매 동기를 부여할지가 향후 3년 내 생존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유럽 국가들이 추진 중인 소형모듈원전(SMR) 기반의 친환경 제조 공정 도입과 연계해, 벤츠 역시 생산 공정의 탄소 중립을 강화함으로써 중국산 저가 차량과는 궤를 달리하는 '프리미엄 지속 가능성'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내세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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