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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도 거절했다… 아시아 자주국방, K-방산 수주 판 커진다

미·러 무기 거부한 아시아… K-방산 ‘진짜 기회’ 도래한 이유 3가지
일본, 필리핀에 12식 개량형 등 지대함 미사일 타진… 인도는 독자 스텔스기 민간 참여 확대
'완제품 구매'서 '기술 이전·현지 생산' 패러다임 전환… 가성비·납기 무장한 K-방산 구조적 수혜
아시아 주요국들이 미국과 러시아산 무기 의존도를 낮추며 독자적인 방위 역량을 구축하는 '자주국방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아시아 주요국들이 미국과 러시아산 무기 의존도를 낮추며 독자적인 방위 역량을 구축하는 '자주국방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미지=제미나이3
아시아 주요국들이 미국·러시아산 무기 의존도를 낮추며 독자적인 방위 역량을 구축하는 '자주국방 드라이브'를 걸었다.
필리핀 국영 뉴스통신(PNA)과 파키스탄 매체 돈(DAWN)이 27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일본은 필리핀에 12식 개량형을 포함한 지대함 미사일 체계 수출을 타진하며 중국 제어용 해상 거부망을 넓히고 있다. 인도는 미국 F-35와 러시아 Su-57의 제안을 모두 거부하고 자국 민간 기업 참여를 대폭 확대한 독자 5세대 스텔스 전투기 개발에 착수했다.

글로벌 무기 시장이 단순 완제품 구매에서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필수로 요구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특히 동남아·인도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 빠른 납기, 기술 이전’ 3요소를 동시에 충족하는 공급자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한국 방산의 상대적 우위가 부각된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유연한 기술 파트너십이 강점인 한국 항공우주산업(KAI)·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 D&A 등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주 판이 한층 커지고 있다.

K-방산에 미치는 영향…전투기 공동 개발과 유도무기 수출 기회.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K-방산에 미치는 영향…전투기 공동 개발과 유도무기 수출 기회.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일본 12식 개량형 필리핀 배치 타진…남중국해 '해상 거부망' 완성


필리핀 통신사 PNA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필리핀에 기존 88식 미사일을 넘어 최신 12식 지대함 미사일(개량형)을 포함한 유도무기체계를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무기체계는 이달 초 필리핀 일로코스노르테 해안에서 진행한 '발리카탄' 합동 군사훈련에서 퇴역 함정을 격침하며 실전 성능을 입증했다. 로이 빈센트 트리니다드 필리핀 해군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 플랫폼이 필리핀의 종합군도방위구상(CADC) 역량을 크게 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필리핀은 이미 인도에서 브라모스 초음속 미사일 3개 포대를 도입해 전력화를 앞두고 있다. 브라모스는 최고 속도 마하 2.8에 사거리 290㎞ 이상을 확보한 공격용 무기다. 여기에 사거리 확장성을 갖춘 일본의 지대함 미사일 체계가 결합하면, 필리핀은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촘촘히 방어하는 거부망을 완성한다. 국내 방산업계 관계자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잇는 제1도련선에서 중국 해군력을 직접 압박해 동북아 전략 균형을 흔드는 효과를 낸다"고 진단했다.

인도의 독자 노선…미·러 제안 거절하고 5세대 전투기 자체 제작


인도는 군사적 주권 확보를 위해 강대국의 첨단 무기 손길을 뿌리쳤다. 로이터 통신과 돈(DAWN)의 보도를 종합하면 인도 국방부는 자국 민간기업 참여 확대 중심의 구조로 5세대 스텔스 전투기(AMCA) 개발 시제안 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최종 후보군은 타타 어드밴스트 시스템스, 라센앤토브로-벨(L&T-BEL) 합작법인, 바랏포지-베멜(BEML) 컨소시엄이다.
인도는 미국 F-35와 러시아 Su-57을 거절하고 독자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인도 공군의 전투기 전력은 최근 기준 승인 규모인 42개 비행대대에 한참 못 미치는 30개 미만으로 쪼그라들었다. 보유 기종 대부분이 노후한 러시아산이어서 전력 공백이 심각한 탓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현지 제조 활성화 정책을 앞세워 이번 사업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인도 방산 생산액은 지난해 3월 종료한 회계연도 기준 160억9000만 달러(약 24조2100억 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기술이전·현지생산 요구 증가…K-방산 밸류체인 확장 기회


아시아 강국들의 독자 노선은 한국 방산업계에 구조적 기회를 제공한다. 무기 도입 패러다임이 단순 완제품 구매에서 벗어나 '현지 생산 및 기술 이전' 조건이 보편화되면서 기술 이전 범위가 유연하고 철저한 납기 능력을 갖춘 한국 방산이 글로벌 수혜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도의 스텔스기 개발은 한국형 전투기 KF-21을 성공적으로 이끈 KAI와 엔진 국산화를 추진 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기술을 보유한 한화시스템에 거대한 틈새시장을 열어준다. 인도가 자국 국산화 비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검증된 전투기 개발 경험을 가진 한국의 핵심 부품 공급망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필리핀의 군도방위전략 강화 역시 기회다. HD현대중공업과 현대로템의 해상·지상 플랫폼 수출에 이어 일본 미사일 배치 기조에 맞춰 LIG D&A의 해성 지대함 미사일이나 천궁-II 등 한국형 방공·유도무기 체계의 패키지 수출 딜을 타진할 수 있다. 다만 해외시장에서 기술 이전 범위 확대 요구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으며, 정치·외교적 변수에 따라 실제 최종 수주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방산 투자자가 아시아 군비 경쟁 국면에서 자금 집행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실질적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도가 제시한 전투기 자국 국산화 비율 목표 수치다. 인도가 국산화율을 60~70% 이상으로 높게 잡을수록 레이더와 엔진 밸류체인을 보유한 한국 기업의 기술 제휴 가능성이 크다.

둘째, 필리핀의 중장기 군 현대화 계획(Horizon 3)의 예산 규모다. 약 350억 달러급으로 추정되는 이 계획 내에서 유도무기 배정 예산을 확인해야 LIG넥스원의 해성 미사일 추가 수주 여지를 계산할 수 있다.

셋째, 국내 대형 방산 기업들의 합산 수주 잔고 100조 원 돌파·유지 여부와 신규 해외 수주 비중 추이다. 대외 변수 속에서도 안정적인 펀더멘털을 증명하는 지표인 만큼, 현지 합작법인(JV)을 통한 수주 잔고 트래킹이 주가 향방을 결정짓는 척도가 된다.

동맹국 무기를 무조건 사던 시대가 저물고 아시아 각국이 현지 생산과 맞춤형 도입을 요구하는 만큼 유연한 기술 이전 능력을 갖춘 한국 방산의 수주 잔고 변화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아시아의 군비 경쟁은 단순한 긴장 고조를 넘어 K-방산의 영토를 다변화하는 결정적 전환 국면을 맞이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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