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 밴스 부통령 파키스탄 급파, 트럼프식 '15개 항' 압박으로 정면 돌파
이스라엘 레바논 공습 속 이란 '휴전 무용론' 제기… 글로벌 물류 대란 우려
이스라엘 레바논 공습 속 이란 '휴전 무용론' 제기… 글로벌 물류 대란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백악관은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이 오는 11일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측과 마주 앉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회담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강행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위협이 정면 충돌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성사됐다. 단순히 전술적 휴전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생사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에너지 시장과 물류망의 극심한 혼란: 유가 폭락 뒤에 숨은 불확실성
최근 중동 정세의 급변은 국제 에너지 시장과 물류망에 즉각적인 충격을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국제유가의 가파른 변동성이다.
지난 8일(현지 시각) 휴전 협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하루 만에 17% 넘게 폭락하며 배럴당 95달러(약 14만 원) 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브렌트유가 100달러(약 14만810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보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 하락이 시장의 안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물류 현장에서는 극심한 마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해상 통로의 '안전한 통행'이 공식적으로 담보되지 않으면서 현재 페르시아만에는 800여 척의 화물선이 출항하지 못한 채 발이 묶여 있다. 이는 실질적인 공급망이 회복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란 측의 강경한 태도 역시 협상의 불투명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이 휴전 유지와 이스라엘을 통한 대리전 지속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며 배수진을 쳤다.
이란 내부에서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계속되는 한 협상은 무의미하다는 '무용론'이 확산하고 있어 이번 담판이 실질적인 해법을 도출하기까지는 험한 길이 예상된다.
트럼프의 '15개 항' 압박…“우라늄 농축 중단 없인 제재 해제 없다”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제안한 '10개 항' 초안을 폐기하고, 미국 주도의 '15개 항' 협상안을 정조준하고 있다. 협상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이고 무제한적인 개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라늄 농축 활동의 전면 중단을 휴전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이란에 무기를 공급하는 국가에 대해 50%의 보복 관세를 물리겠다는 엄포를 놓으며 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는 이란의 숨통을 조이는 동시에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최대 압박'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이란은 해협 통제권 유지와 모든 경제 제재의 즉각적인 해제를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간극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하루만 차질을 빚어도 국내 원유 도입 비용이 엄청나게 치솟는다"면서 "협상 타결 여부에 따라 국내 물가정책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짜 휴전' 우려와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회담이 실질적인 종전보다는 '무장된 휴전(Armed Truce)'으로 흐를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헤즈볼라 괴멸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의 '협상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 경우 유가는 언제든 배럴당 120달러(약 17만7700원) 선을 재돌파할 수 있다.
이번 이슬라마바드 담판의 성패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얼마나 제어할 수 있느냐 그리고 이란이 경제 제재 해제라는 실리를 위해 핵 카드를 얼마나 내려놓느냐에 달렸다.
한국 경제도 에너지 수입처 다변화와 비상 비축유 점검 등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선제적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란과 미국의 해묵은 불신이 파키스탄의 중재로 극적으로 해소될지, 아니면 더 큰 폭발을 위한 잠시의 숨 고르기일지 전 세계의 시선이 밴스 부통령의 입을 향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