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종합 분석... 삼성 3나노 GAA 버리고 대만 택한 샘 올트먼, 뼈아픈 패키징 격차가 가른 승부
메모리·파운드리 원스톱 전략의 침몰... 인텔 이어 오픈AI까지 외면한 삼성, 하청 기지 전락 위기
메모리·파운드리 원스톱 전략의 침몰... 인텔 이어 오픈AI까지 외면한 삼성, 하청 기지 전락 위기
이미지 확대보기영국의 글로벌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가 지난 2월 27일 오픈AI가 삼성 대신 TSMC와 브로드컴을 파트너로 확정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데 이어, 4월 10일로 예정된 TSMC의 3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업계에서는 삼성 파운드리의 소외 현상이 다시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브로드컴이 TSMC의 선단 공정 캐파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알리며 오픈AI 등 빅테크의 생산 고착화를 공식화함에 따라, 4월 8일 현재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제시했던 턴키 전략의 패배가 뼈아픈 현실로 다시금 조명되는 분위기다.
샘 올트먼이 삼성의 턴키 제안을 거절한 이유
삼성전자는 이번 수주전에서 메모리 공급과 파운드리 제조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임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샘 올트먼은 삼성의 통합 솔루션이 가진 매력보다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고수하는 분업 체계를 선택했다. 오픈AI 입장에서는 수조 원이 투입되는 티그리스 프로젝트의 성패가 공정의 불확실성에 좌우되는 것을 원치 않았고, 결국 검증된 데이터가 풍부한 TSMC의 3나노 및 2나노 공정을 선택하는 기술적 실리주의를 택한 것이다.
패키징이라는 통곡의 벽에 가로막힌 삼성 파운드리
엔비디아 의존도 탈피를 위한 오픈AI의 전략적 선택
오픈AI가 자체 칩을 개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엔비디아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함이다. 역설적이게도 엔비디아의 칩을 가장 잘 만드는 곳이 TSMC라는 사실이 오픈AI의 결정을 도왔다. 엔비디아와 같은 생산 라인을 이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설계 자산의 호환성과 공급망 안정성은 오픈AI에게 포기할 수 없는 이점이었다. 삼성 파운드리는 엔비디아의 그늘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고객에게조차 대안이 되지 못하는 뼈아픈 처지에 놓였다.
실리콘 동맹에서 소외된 삼성의 지정학적 위기
이번 계약은 단순히 기업 간의 협력을 넘어 미국과 대만을 잇는 강력한 인공지능 실리콘 동맹의 결속을 의미한다. 샘 올트먼은 미국 내 팹 건설까지 고려하는 장기 로드맵을 구상 중이며, 이 과정에서 미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는 TSMC를 핵심 파트너로 삼았다. 삼성전자는 동맹의 외곽에서 기술적 우위를 증명해야 하는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게 되었으며, 이는 향후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수주전에서도 불리한 전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범용 칩이 아닌 전용 칩 시대의 가혹한 문법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은 이제 누구나 쓸 수 있는 칩이 아닌, 특정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맞춤형 칩의 시대로 진입했다. 오픈AI의 티그리스는 그 정점에 있는 프로젝트다. 고객사가 원하는 미세한 설계 요구사항을 완벽하게 공정으로 구현해낼 수 있는 유연함과 정교함에서 TSMC는 삼성을 압도했다. 삼성전자가 고수해온 대량 생산 위주의 범용 마인드가 맞춤형 인공지능 시대의 문법과 충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용의 승부수와 삼성 반도체의 재설계
샘 올트먼의 티그리스가 TSMC로 향한 것은 삼성전자에게 단순한 기회 상실 이상의 경고다. 파운드리와 메모리 사업부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움직이는 현재의 구조가 오히려 거대 고객사의 유치를 방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야 할 시점이다. 이재용 회장이 선언한 시스템 반도체 1위의 꿈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생산 수율과 패키징 기술력을 넘어선 근본적인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로드맵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다. 하청 기지가 아닌 생태계의 설계자로 거듭나지 못한다면 삼성의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질 것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edang@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