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 비준 절차를 중단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의회 주요 정치그룹들은 이날 무역협정 승인과 관련한 입법 절차를 일시 중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긴급권한법을 근거로 부과한 이른바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한 직후 나온 조치다.
젤랴나 조브코 유럽의회 유럽국민당(EPP) 소속 미국 무역협정 수석협상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상황을 명확히 하기 전까지 승인 절차를 미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럽국민당을 비롯해 사회민주진보동맹, 리뉴그룹 등 주요 정치세력이 비준 동결에 동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베른트 랑에 유럽의회 국제통상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해 미·EU 무역협정의 향후 처리 방향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U 회원국 대사들 역시 같은 날 오후 미국과의 무역 관계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전 세계를 상대로 10%의 일괄 관세를 발표한 뒤 이를 15%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통상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고, 유럽 측은 새로운 관세 체계의 세부 내용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 증시는 관련 소식이 전해진 뒤 약세를 보였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지수는 장중 한때 0.4% 하락했다.
지난해 여름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합의한 무역협정안은 EU의 대미 수출품 대부분에 15% 관세를 적용하는 대신 미국산 산업재에 대한 EU 관세를 철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미국은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50% 관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EU는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피하고, 특히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안보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불균형적인 조건을 수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의회는 당초 3월 중 협정 비준을 목표로 삼았으나, 이번 관세 변수로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이번 협정은 이미 한 차례 비준이 중단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병합을 시사하자 유럽의회는 승인 절차를 동결했다가 이후 병합 추진이 사실상 철회되자 재개했다. 다만 협정에는 일몰조항을 도입해 추후 EU 다른 기구와의 추가 협상을 거치도록 수정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