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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민당, 총선서 압승...“다카이치 신드롬·중국과의 대립에 몰표”

8일 도쿄도 내 자민당 본부에서 취재에 응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8일 도쿄도 내 자민당 본부에서 취재에 응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모습. 사진=로이터

8일 열린 일본 중의원 총선에서 정부 여당인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이날 오후 8시 투표가 종료되고 발표된 각 언론 출구조사서 자민당은 단독으로 300석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졌고, 압도적인 지지 끝에 9일 오전 5시 30분께 단독 315석을 넘어서며 사상 최다 중의원 의석을 확보하게 됐다.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와 합치면 351석이다.

9일 닛테레뉴스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 본부서 투표를 지켜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공관으로 돌아가며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 내에서 “너무 많이 이겼다”라는 의견이 나오며 대외적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는 것이다.

내부에서도 놀랄 정도로 압승을 거둔 역대급 선거.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로이터는 첫 번째 이유로 일본 내 ‘다카이치 신드롬’이 이번 선거를 결정지었다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는 10월 집권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자민당은 30%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별개로 다카이치 총리 내각 지지율은 60~70%에서 떨어지지 않으며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가 압도적이다.

중의원 해산 직후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18세~20대 지지율은 88.7%로 90%에 육박했다. 내각 출범 당시 18~39세 지지율은 77%로, 이시바 시게루 내각의 38%,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51%를 압도했다. 선거 기간 내내 다카이치 총리가 참여한 유세 현장에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집권 초기부터 다카이치 총리의 핸드백, 펜, 화장품 등이 지지자들 인기를 끌면서 ‘사나카쓰’ 표현이 생겼다. 아이돌 팬 활동을 뜻하는 ‘오시카쓰’와 다카이치 총리의 애칭 ‘사나’를 합쳐 만든 말이다.

그 배경에는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서사가 자리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정치의 병폐로 지적되는 세습 정치인이 아니다. 제조업체 회사원 아버지와 경찰관 어머니 슬하에서 성장했다. 총리 선거 당시 유력한 라이벌이었던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등 유명 정치인 아버지를 둔 다른 유명 정치인들과의 확실한 차이점으로, 블룸버그는 세습 의원 비율이 높은 일본서 이런 성장 과정이 일본의 경제 호황을 모르는 세대가 태생이 아닌 개인의 노력으로 최고 권력자 지위에 오른 것이 젊은 층에게 큰 감명을 준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런 서사가 여성 최초의 총리라는 아이덴티티와 맞물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이런 높은 지지율이 실제 투표로 이어질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닛케이는 “이런 열정이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세대의 실제 투표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압도적인 승리로 이런 우려는 기우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지지통신은 자민당의 압승을 이끈 두 번째 이유로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과 대립하는 모습에 흩어졌던 보수표가 결집한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전국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과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많은 유권자들은 다카이치 내각이 중국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고 있는 모습에 큰 호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지난 선거까지 입헌민주당에 투표했던 후쿠오카시 하카타구의 여성(73)은 “굴복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는 다카이치 씨의 자세에 매력을 느꼈다. 지금까지의 정권은 중국에 대해 약한 모습을 보였다”라며 “생활은 어렵지만, 다카이치 씨라면 뭔가 해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또 지난 선거에서 국민민주당에 표를 주었던 도쿄도 지요다구 회사원 남성(40대)은 “(당시) 이시바 시게루 정권이 일본보다 중국을 더 생각한다고 느꼈기 때문에 실망감을 금치 못했다”라며 “다카이치 총리의 경제 정책이나 외국인 정책 등에서 기대감을 느꼈다”라며 자민당 지지로 돌아선 이유를 밝혔다.

삿포로시 기타구에 관광 회사를 다닌다는 남성(48)은 “다카이치 총리로 인해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중국인 관광객은 줄었지만, 한국과 동남아시아 관광객은 늘어나 큰 영향은 없었다”라며 “미국-한국과 우호적 관계를 구축했으며 다른 나라와의 관계도 개선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주길 바란다”며 외교 성과를 평가했다.

이전 기시다-이시바 내각에서 볼 수 없었던 중국과의 관계에서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가 실제 투표로 이어진 모습이다.

다만 예상을 넘어선 압승에도 불구하고 다카이치 총리와 자민당의 앞날에는 과제가 산적한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세 감세 등 유권자에게 강조한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11개 정당 대표 가운데 가장 긴 거리인 약 1만2480㎞를 이동하며 전국에서 유세 활동을 펼치는 사이 ‘투자’(370회)와 ‘적극 재정’(113회)을 가장 많이 언급하며 정책 홍보에 힘을 쏟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다카이치 총리의 진짜 싸움은 오히려 선거 압승 후부터 시작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고, 블룸버그는 “SNS에 기인한 지지는 불안정해지기 쉬워 인기가 일시적인 것으로 끝날 위험도 있다”지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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