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FAZ 보도 "佛과 FCAS 주도권 다툼에 염증…6세대 전투기 '플랜 B' 가동"
伊 멜로니, 獨 메르츠 총리에 "문은 열려있다"…스웨덴 사브와 제휴설도 솔솔
유럽 최대 '물주' 독일 합류 시 개발비 숨통…"사공 많아져 배 산으로 갈라" 우려도
伊 멜로니, 獨 메르츠 총리에 "문은 열려있다"…스웨덴 사브와 제휴설도 솔솔
유럽 최대 '물주' 독일 합류 시 개발비 숨통…"사공 많아져 배 산으로 갈라" 우려도
이미지 확대보기유럽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프랑스와 손잡고 6세대 전투기(FCAS)를 개발하려던 독일이 양국 간의 고질적인 주도권 다툼 끝에 결국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독일의 시선이 향한 곳은 일본, 영국, 이탈리아가 뭉친 '글로벌 전투항공 프로그램(GCAP)'이다. 유럽 방산의 '큰손'인 독일이 GCAP에 합류할 경우, 세계 전투기 개발 경쟁은 미국과 거대 다국적 연합군의 대결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독일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6일(현지 시각)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독일 정부가 일본·영국·이탈리아 3국이 추진 중인 GCAP 합류를 유력한 선택지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佛 다소 vs 獨 에어버스…'자존심 싸움'에 지친 독일
독일이 기존 파트너인 프랑스를 두고 곁눈질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양국이 스페인까지 끌어들여 야심 차게 추진했던 '미래전투항공체계(FCAS)'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전투기 사양(Spec)에 대한 이견이지만, 본질은 '밥그릇 싸움'이다. 사업 주도권을 쥔 프랑스의 다소(Dassault) 항공과 독일을 대표하는 에어버스(Airbus) 간의 작업 분담 및 지적재산권 공유 문제를 놓고 양국은 한 치의 양보 없는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프랑스가 기술만 빼가고 일감은 주지 않는다"는 독일 측 불만과 "독일의 간섭이 심해 개발이 늦어진다"는 프랑스 측 불만이 폭발 직전까지 간 것이다.
FAZ는 "독일-프랑스 공동 개발 계획이 난항을 겪으면서 독일 정부가 물밑에서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며 FCAS 체제의 균열을 기정사실화했다.
로마에서 만난 獨·伊 정상…"GCAP 티켓 한 장 추가요?"
이러한 기류 변화는 정상 외교 현장에서도 포착됐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1월 말, 로마를 방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GCAP의 문호를 개방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GCAP는 영국과 이탈리아, 일본이 2022년 합의해 2035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순항 중인 프로젝트다. 여기에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이 가세한다면, 천문학적인 개발 비용 조달이 한층 수월해지는 것은 물론, 향후 독일 공군의 교체 물량까지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다만, 독일은 스웨덴의 사브(SAAB·그리펜 제조사)와의 협력도 유력한 대안(Plan B)으로 검토 중이다. 스웨덴은 당초 영국 주도의 '템페스트' 계획에 발을 담갔다가 빠진 상태라 독일과 손잡을 명분이 충분하다.
사공 많으면 배 산으로…복잡해진 셈법
독일의 합류가 GCAP 진영에 무조건적인 축복은 아니다. 이미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 영국의 BAE시스템즈,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가 철저하게 역할 분담을 마친 상태에서, 거대 공룡인 독일 에어버스가 끼어들 경우 지분 구조와 업무 배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독일이 들어오면 돈 걱정은 덜겠지만, 의사 결정 구조가 복잡해져 2035년 배치 목표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일본 측은 개발 지연을 가장 경계하고 있어 독일의 합류를 흔쾌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유럽의 안보 지형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 된 유럽'을 외치던 독-불 동맹이 방산 분야에서 삐걱거리는 사이, 일본과 영·독·이가 뭉치는 새로운 '유라시아 전투기 동맹'의 가능성이 2026년의 벽두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












